26일 오후 ‘개구리소년 ’으로 추정되는 유골과 유류품이 발견된 대구시 달서구 용산동 와룡산 기슭에서 부모들과 경찰이 유류품을 살펴보고 있다.<br><a href=mailto:yw-kim@chosun.com>/김용우기자 <

26일 오전 11시30분쯤 대구시 달서구 용산동 와룡산을 등산하던
최환태(55·무직·대구 달서구 용산동)씨는 등산로에서 100m 쯤 떨어진
곳에서 도토리를 줍고 있었다. 바로 아래 선산고교 신축 공사장에서 200m
정도 되는 거리였다. 최씨는 이달 초 수해로 흙이 쓸려내려간 곳의 바위
아래에서 청색 바지를 입은 어린이 유골 같은 것을 발견했다. 최씨의
머릿속에 얼핏 '개구리 소년 아닐까…'는 생각이 스쳐갔다.

최씨는 곧바로 등산로를 걸어가던 오모(69)씨를 불렀다. 오씨가 등산
지팡이로 땅을 헤집자 땅 속에 반쯤 묻힌 두개골 등이 점차 또렷이
모습을 드러냈다. 최씨는 곧바로 인근 용산파출소에 신고했다.

경찰은 곧바로 발굴작업에 들어갔다. 불과 1평 남짓한 공간에서 서로
엉켜 있는 상태의 어린이 유골 4구가 잇따라 쏟아져 나왔다. 유골에는
운동복 등이 입혀져 있었고 신발도 다섯 켤레나 발견됐다. 현장 발굴을
하던 경찰들 사이에 "개구리 소년일 가능성이 높다"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유골이 발견된 곳은 아이들이 살았던 와룡산 서남쪽인 대구 달서구
이곡동의 반대편인 와룡산 동북쪽의 용산동으로, 이곡동에서는 불과
2.5㎞가 떨어진 곳이었다. 게다가 청색 트레이닝복과 골덴 바지, 신발
5켤레 등도 나와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경찰은 11년 동안 애타게 아이들을 찾아 왔던 개구리 소년의
부모들에게도 곧바로 연락을 취했다. 부모들은 오후 4시쯤 현장으로 달려
왔다.

한 유골에는 보철을 한 흔적이 뚜렷했다. 주변에서 "실종 당시
12살이었던 호연(조호연군)이도 보철을 했었다"는 말이 나왔다. 현장
경찰들은 "개구리 소년일 가능성이 90% 이상"이라고 판단해 곧바로
경찰청에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식반의 급파를 요청했다.

현장 경찰 관계자는 "계곡에 가깝고 경사도가 60도 이상인 데다 숲이
잔뜩 우거져 있었던 이곳은 평소에는 사람들의 통행이 거의 없는
곳이지만 이번 태풍으로 흙이 휩쓸려 내려가면서 숨진 아이들이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엉켜 있는 아이들의 유골은 실종 당시의 참혹한 상황을 전해주고 있었다.
개구리 소년 실종 당시에는 시신 발견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4~5㎞가
야산이었다. 엉켜있는 유골로 미뤄 길을 잃고 와룡산을 헤매던 아이들은
한밤 산속의 차가운 기운 속에 저체온으로 사망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누군가가 아이들을 살해한 뒤 인적이 드문 이곳에 유기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