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의해 납치된 일본인들 상당수가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흔히
'조총련'으로 불리는 '재일 조선인 총연합'이 곤혹스런 처지에
몰렸다.

도쿄(東京) 경시청은 18일 "정상회담 결과 우익단체 등이 북한 관련
시설을 표적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며 도쿄 시내 조총련 건물과 학교
등에 경계 강화를 지시하고 병력을 집중 배치했다. 오사카(大阪)에서는
이날 한복을 입고 등교하던 여학생이 다른 학생들에게 돌을 맞는 사건이
일어났다. 또 다른 중학생도 뒤에서부터 등을 얻어맞기도 했다. 일부
조총련계 학교는 우익들의 테러를 의식, 임시 휴교 조치를 취했다.

조총련은 당초 정상회담이 무난하게 성공적으로 끝날 것으로 예상, 17일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등 자신들의 입지 개선에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8명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회견은 취소됐고,
도쿄 시내 총련 건물 앞에는 우익 차량들이 진을 쳤다. 일본 경찰은
양측의 충돌을 우려해 경찰 병력을 긴급 배치하고 일시 교통 통제도
했다.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총련 중앙본부 건물 주변에는 17일 저녁 무렵부터
스피커를 장착한 우익 선전차량이 주변을 맴돌며 "북한이라는 나라를
용서할 수 없다", "북한은 사망자에 대해 배상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아사히(朝日) 신문은 "조총련 단체에 종일 항의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덩달아 한국계 동포들도 분위기가 썩 좋지 않다. 한인회 관계자는 "일본
열도 전체가 분노에 싸여 있어, 한국인 전체에 대한 이미지 실추 우려가
있다"고 걱정했다.

(東京=權大烈특파원 dykwo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