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17일 일·북 정상회담 결과를 공식적으로 환영하면서, 앞으로
이번 회담 결과를 계속 평가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국무부는 논평을 통해 우선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일본인 납치문제 등 일본에 국한된 문제뿐 아니라 미사일을
비롯한 안보 이슈를 거론한 점을 평가했다. 국무부는 특히 북한이 미사일
모라토리엄을 연기하고 핵 관련 합의사항들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또 일본이 이번 정상회담을 사전
통보하지 않는 등 미·일 간의 협조에 이상신호가 있다는 일부 비판을
의식한 듯 "일본은 우리에게 이번 정상회담 과정 내내 그들의
준비과정을 알려주고 협의를 했다"고 밝혔다.
래리 닉쉬(Niksch) 미 의회조사국(CRS)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미사일
모라토리엄 연기와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사과 등 일부 긍정적인
성과가 있었다"면서 "앞으로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들은 또 이번 일·북 정상회담에 따라 제임스
켈리(Kelly)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의 방북이 조만간 가시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김 위원장이 고이즈미 총리에게 미·북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으며, 미 국무부도 켈리의 방북은 고이즈미
총리의 회담을 보고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달 말 일·북 정상회담 일정이 극적으로 발표됐을 때
공식적으로는 '환영한다'는 성명을 냈지만 내심으로는 불편한
기색이었다.
일본이 사전 상의도 하지 않은 데다 부시 대통령이 '악의 축'이라고
규정지은 북한과 갑자기 정상회담을 갖는 것 자체에 대해 시큰둥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 일본 정부와의 물밑 접촉을
통해 양국 입장을 조율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부시 행정부가 앞으로
일본에 어떤 역할을 주문할지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역학관계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워싱턴=朱庸中특파원 midwa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