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인기 속에 코미디 붐에 불을 붙인 KBS 2TV ‘개그콘서트 ’.방송 3사는 가을개편을 앞두고 앞다퉈 코미디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10대들을 겨냥한 쇼ㆍ오락 프로그램에 밀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정통
코미디 프로그램이 되살아난다. 25% 안팎의 높은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하는 KBS 2TV '개그 콘서트'의 롱런에 자극 받은 방송 3사가 10월
가을 개편에 대비해 코미디 프로그램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개그 콘서트'로 코미디 부흥의 '첨병' 역할을 해온 KBS는 미국
할리우드 스타일의 '스탠드 업 코미디'를 도입하는 새로운 실험을
한다. 흔히 스탠딩 코미디로 불리는 스탠드 업 코미디는 코미디언이
무대에 혼자 서서 재담을 풀어내는 방식. 미국에서는 에디 머피, 제이
레노, 우피 골드버그 등이 스탠드 업 코미디를 발판으로 톱스타로
성장했다.

KBS는 2TV를 통해 '코미디 클럽'이란 스탠드 업 코미디 프로그램을
21일 밤 10시 처음 선보인다. 시청자 반응이 좋을 경우 정규 편성한다는
방침. 이날 방송에는 쟈니윤, 심형래, 최병서, 서인석, 이용식 등 중견과
심현섭, 박준형 등의 신세대 코미디언들이 출연해 호흡을 맞춘다. 특히
최병서는 고 이주일씨의 삶을 코미디로 선보일 예정이라 관심을 모은다.

이 프로그램의 강영원 책임 CP는 "10대의 유행을 쫓아가느라, TV에서
나이 든 사람들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코미디가 사라졌다"며
"40~50대를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코미디 프로그램이 하나도 없던 SBS도 중견 개그우먼 김미화를 전면에
내세운 파일롯 프로그램 '김미화의 코미디 스쿨'을 21일 오후
4시20분에 방송한다. 역시 시청자 반응에 따라 정규 프로그램 편성
여부가 결정된다. 김미화가 전유성, 백재현, 신인 개그맨들과 함께 각종
콩트를 꾸미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연출자 윤대중 PD는 "신인
개그맨들은 김미화씨가 개인적으로 발굴했다"며 "건강한 웃음을 주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코미디 하우스'를 통해 정통 코미디의 맥을 이어온 MBC도 가을
개편에서 코미디 프로그램을 1편 더 신설한다는 방침이다.

KBS 경명철 예능국장은 "이주일씨가 세상을 떠난 것을 계기로 코미디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부쩍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정통 코미디
프로그램은 엔터테이너를 배출하는 양성소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존재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