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행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20대 여성 10명 중 1명은
성형수술을 한 경험이 있고, 35%는 성형수술을 희망하고 있다고 한다. 또
1인당 색조 화장품 사용 개수는 세계 1위란다. 외모가 중시되는
사회풍조를 반영한 것이다. 이런 현상이 우리사회에 만연된 것이
실력보다는 외모로 쉽게 승부하려는 여성들만의 문제일까?

"부시시한 모습으로 공부에 전념하던 고등학교 시절, 대학가면 텔레비전
속에 나오는 여자들처럼 예쁘게 하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지난 13일 '미디어와 성(性) 정체성'을 주제로 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세미나에서 상영된 다큐멘터리에 나온 인터뷰 내용이다.

텔레비전 속에는 예쁜 여자들만 나온다. 가끔 등장하는 못생긴 여자들은
웃음거리이거나 푼수처럼 묘사된다. 예쁜 여자들은 주위 사람들이 이유
없이 도와주고 왕자 같은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어린 아이들이
보는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남자아이들은 씩씩하게 위험을 헤쳐나가는
늠름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반면, 여자아이들은 예쁘게 꾸미고 나와
위험한 순간에 '번개맨'을 목청껏 부르며 도움을 요청한다.

이렇게 여성의 외모를 중시하는 풍조가 텔레비전 속의 허구이기만 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실력은 둘째고 여자는 뭐니뭐니해도 얼굴이 예뻐야
한다는 농담 아닌 현실이 밤낮 없이 도서관에서 취업준비에 몰두하는
여대생들을 허탈하게 만든다.

예쁜 여자들만 나오는 텔레비전의 영향과 실력보다는 외모로 여성을
판단하는 사회풍조가 우리나라 성형외과를 붐비게 하는 진짜 이유일
게다.

(김경희·한림대교수·언론정보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