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문화관광부에 대한 국회 문광위 국감에서는 우리 정부가 지난 6월 중국과 캐나다·유럽공동체(EC) 12개국 등 총 23개국에 제출한 ‘세계무역기구(WTO) 서비스협상 문화분야 양허(讓許)요청안’에 대해 정당을 막론하고 국회의원들의 철회 요구가 줄을 이었다.
권오을(權五乙)·이윤성(李允盛)·정병국(鄭柄國·이상 한나라당), 심재권(沈載權)·정범구(鄭範九·이상 민주당) 의원 등은 “전면 개방되면 영화나 음반 등 우리 문화산업 분야가 고사한다”며 “문화산업 분야에 대한 개방 요구를 타국에 하지도 말고, 요구받지도 않겠다고 선언할 것”을 요구했다. 세계무역기구 의제에서 문화 분야를 제외시키라는 요구였다.
심재권 의원은 “유럽공동체와 캐나다 등은 영화 및 비디오 분야 등 시청각서비스 분야를 전혀 개방하지 않고 있으며 이번 양허요청안(Request)에도 전혀 포함시키지 않았다”며 “만약 우리가 다른 나라에 문화개방을 요구한다면, 미국이나 중국 등이 강력히 철폐할 것을 요구하는 스크린쿼터나 방송쿼터 제도 등을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병국 의원은 “세계무역기구는 자유무역을 강조하기 때문에 어떤 분야든 국가의 지원이나 보조를 받는 제도를 허용치 않는다”며 “그 때문에 유럽공동체나 캐나다 등에서는 양허요청안에서 문화 부문을 제외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을 의원도 “우리 정부의 양허요청안은 우리 발등을 찍는 행위”라며 만약 개방되면 영화나 비디오 제작과 보급 출판인쇄 분야 음반 제작 연극 콘서트 오페라 등 순수예술 관광서비스 등에 대한 지원이 전면 중단돼 문화산업은 결국 포기되고 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은 “각국이 문화주권을 지키고 미국의 일방주의를 견제하기 위해 유럽의 문화장관 등 46개국 장관이 참여하는 세계문화부장관회의(INCP)를 만들고 세계의 문화다양성이 보장되는 ‘세계문화협약’을 체결하려 하고 있다”며 “우리도 빨리 이에 참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화부는 세계무역기구의 새 무역협상라운드인 ‘도하개발아젠다’(DDA) 일정에 따라 지난 6월 28일 23개국에 ‘양허요청안’을 제출(마감은 6월 30일)했으며, 내년 3월 31일까지 미국과 중국·EC 등 10개국(EC는 1개국으로 간주)이 우리나라에 제출한 ‘양허요청안’ 등을 검토한 뒤 세계무역기구 사무국에 ‘양허안(Offer)’을 제출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2004년까지 양국 간, 혹은 다자 간 논의가 끝나면 2005년 1월 1일부터 협상이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문화부는 “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한 이상, 문화산업 부문을 개방하지 않겠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개방 분야와 범위, 국내 문화산업계에 대한 세제 지원이나 보조금 지급 문제 등은 향후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양허안’을 만들 것이며 이를 토대로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