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경기도의 한 놀이공원에서 소년소녀가장 5명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삼성카드 대전CRM센터 직원들.


삼성카드 대전CRM센터의 김현학(29) 주임 등 20대 남녀 직원 5명은 이달
초 초등학생 동생 1명씩을 새로 얻게 됐다.

지난 8월 회사가 전국 1000명의 소년·소녀가장들에게 매달 생활비
20만원씩를 지원하기로 하면서 피후원인으로 소개받은 박종현(12·대전
중촌초6)군과 의형제 관계를 맺은 것이다. 박군은 빚 때문에 부모가
가출한 뒤, 뇌졸중을 앓고 있는 할머니를 모시고 사는 소년가장이다.
김씨는 "종현이 할머니가 가정방문을 거부하는 등 봉사활동이 쉽지만은
않았다"며 "아이들과 형제처럼 친해지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후원인으로 나선 4명의 다른
회사동료들에게도 제안해 함께 '의형제 모임'을 만들었다.

5형제 10명은 지난 9일 대전의 한 피자 집에서 첫 모임을 가졌다.
15일에는 경기도의 한 놀이공원을 단체로 다녀오기도 했다.
신선혜(여·25)씨는 각각 방광염과 당뇨를 앓고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살고 있는 손예은(9·대전 중촌초3)양의 맏언니가 됐다. 신씨는 "어려운
환경 때문인지 예은이는 나이보다 성숙해 보이고 마음의 벽도
두꺼웠다"며 "하지만 나들이를 함께 다녀오면서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어 지금은 친자매 이상으로 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형제들은 사나흘마다 한 번씩 전화로 안부를 물을 만큼 친해졌고, 지난
12일에는 서로 소식을 전할 수 있는 '10마리 참새들'이라는 이름의
인터넷 홈페이지도 만들었다.

아직 미혼인 김씨는 "5명의 동생을 가져 뿌듯한 기분"이라며 "잘못을
저지르면 따끔하게 야단도 치는 등 형으로서 제 몫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