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41호를 기록하며 홈런 선두를 달리는 이승엽.SK 페르난데스가 4개차로 바짝 추격해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98년의 악몽이 재현되나? '국민 타자' 이승엽(26·삼성)의 홈런왕
등극에 큼지막한 암초가 등장했다. SK의 외국인 타자 페르난데스(28).
13일 기아전에서 홈런 2개를 몰아치며 시즌 37호로 41개의 이승엽을 4개
차로 추격했다.

남은 경기 수는 SK가 15경기, 삼성은 21경기로 이승엽이 홈런 칠 기회를
더 많이 남겨 놓고 있다. 그러나 페르난데스의 최근 페이스가 너무 좋아
이승엽의 입장에선 안심할 처지가 못 된다. 이승엽은 지난 98년에도
7월까지 홈런 1위를 질주하다가 8월부터 페이스가 떨어지며 두산
우즈에게 홈런왕 타이틀을 헌납한 적이 있다. 이승엽은 이때 기억이
생생해 해마다 가장 강력한 홈런왕 경쟁자로 우즈를 꼽는다.

페르난데스는 최근 6게임에서 28타수 9안타(0.321) 3홈런 11타점을 기록
중이다. 8월 이후에 친 홈런은 15개. 반면 이승엽은 8월부터 지금까지
11개의 홈런에 그쳤다. 특히 9월 들어서는 타율이 34타수 8안타 0.235에
그치는 등 타격 감각이 상당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지난 12일 LG전에서
4타수 3안타에 홈런 1개를 치며 살아나는 듯했지만 본인은 "최근
타격감이 조금 떨어졌다. 마음이 급해 서두르다보니 스윙할 때 손목이
너무 빨리 감기는 느낌"이라며 고민을 호소했다.

이승엽은 당초 올 시즌 홈런 목표를 40개로 잡았지만 이미 목표는
달성했다. 그러나 41개에 안주하면 언제 페르난데스에게 덜미를 잡힐지
모르는 상황. 그래서 "45개 정도면 홈런왕을 차지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수정치를 제시했다. 올 시즌 112경기에서 41개의 홈런을 친
이승엽의 페이스라면 남은 경기에서 홈런 7개 정도는 더 칠 수 있다.
페르난데스의 산술적 홈런 가능 수는 42개. 그러나 이런 계산은
숫자놀음일 뿐이다. 누가 홈런왕이 될지 아직은 장담하기 이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