視聽者 봉으로 아는가
방송위원회는 누구를 위해 ‘가상(假想)광고’ 도입을 추진하는가. 시청자 주권을 보호해야 할 방송위가 TV광고에 사이버 광고까지 덧붙이겠다는 것은 방송사 수익증대를 위해 시청자를 봉으로 삼겠다는 발상이다. 최근에는 정부까지 가세해 지상파방송의 중간광고, 광고총량제 허용시도 등 시청자에게 불편을 주고 부담을 가중시키는 방송광고 늘리기에 앞장서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가상광고란 현장에 실재하지 않는 광고물을 컴퓨터 이미지로 만들어 프로그램에 띄우는 방식이다. 방송위 개정안에 따르면 스포츠중계를 보는 시청자들은 중계시간 3%에 해당하는 가상광고를 보아야 한다. 시청자들은 현재 방송법에 규정된 100분의 10의 광고 외에도 토막광고·캠페인광고·시보(時報)광고 등 광고홍수에 시달리고 있는데, 가상광고 추가는 엎친 데 덮친 격이 아닐 수 없다.
가상광고를 왜 하려는가. 방송위가 내세운 명분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지상파TV의 디지털 재원을 마련하고 간접광고 범람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디지털 재원은 방송사가 마련할 일이며, 가상광고 한다고 고질적인 간접광고가 사라지리라는 보장도 없다. 케이블TV와 위성TV가 가동 중인 매체환경에서 방송위가 할 일은 매체 간 공존과 균형발전, 공정경쟁을 유도하는 것이다. 방송위는 광고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지상파TV의 수익증대를 위해 나설 게 아니라 프로그램 품질향상에 앞장서야 존재할 이유가 있다.
정부와 방송위는 국민편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한다. 학계와 시청자단체에서 ‘시청자를 볼모로 삼아 방송사 이익만 대변하는 법안’ ‘중간광고와 광고총량제 실시를 위한 사전포석’이라며 반대하는데도 불구하고 속전속결로 밀어붙이는 저의가 의심스럽다. 그렇지 않아도 어지러운 세상에 돈벌이용 가상광고까지 띄워 시청자를 짜증나게 하겠다니 이것은 분명 소비자 주권침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