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에 온 북한축구 선수들이 하나같이 다국적 스포츠용품 업체인 '휠라(FILA)' 가방을 손에 들고 입국해 눈길을 모았다.
이날 숙소인 서울 신라호텔에 도착한 북한 선수들의 개인 소지품은 북한제로 보이는 플라스틱 여행용 가방 1개와 휠라에서 만든 스포츠가방 1개가 전부.
북한대표팀 물품에 외국상품의 로고가 부착돼 있다는 사실은 최근 북한 스포츠계에 불고 있는 프로화 바람을 감안하면 그다지 놀랄 일이 아니라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얘기다.
북한에 자본주의 상징인 상품광고가 처음 눈에 띈 것은 이미 지난해 2월이었다. 당시 조선중앙TV는 정규뉴스 시간에 평양빙상관에서 열린 '백두산상 국제휘거축전' 폐막식을 방영했는데 이 화면에 링크 벽면에 붙어있는 휠라 상표가 또렷이 비친 것.
휠라는 지난 2000년 8월 북한올림픽위원회와 계약을 맺고 시드니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표선수와 코치, 임원 등 54명에게 의류와 신발, 가방 등 용품 일체를 지원하기도 했다.
북한스포츠계의 프로화 바람은 90년대 초반부터 불기 시작했다. 이는 폐쇄적인 이미지를 불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외화벌이에도 도움이 된다는 정책적인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북한에선 복싱과 함께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인 축구가 프로화의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다.
특히 92년 7월 '프로권투협회'를 결성한 북한 복싱은 이듬해 4월 평양에서 열린 '공화국 프로권투선수권대회'에 한복을 입은 라운드걸을 링에 올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휠라는 이번 남북통일축구에 출전하는 북한선수단에 유니폼을 비롯, 트레이닝복과 신발까지 모두 무상으로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