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4일 의회의 여야 지도자들과 만나, 이라크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의회의 승인을 구하고, 다음 주 유엔 총회 연설에서 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부터 이라크 공격론을 둘러싸고 빚어진 혼선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했으며, 오는 7일에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를 캠프 데이비드로 초청, 사담 후세인 정권을 축출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부시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사담 후세인은 심각한 위협이자 중대한 문제”라면서 “이 같은 위협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미국의 선택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적절한 때가 되면 행정부는 이라크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한 의회의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관리들은 부시 대통령이 이날 군사행동을 비롯해 후세인 정권 축출 방법에 관해 아무런 결정도 아직 하지 않았다는 점을 의회 지도자들에게 강조했다고 전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공격 여부에 대한 결론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부시 행정부 내 강온파(强穩派)는 막바지 힘겨루기를 벌이는 양상이다.

콜린 파월(Powell) 국무장관은 3일 지구정상회의 참석차 남아공 요하네스버그로 향하는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행정부 내에 이라크 공격 여부에 대한 심각한 내분이 있음을 인정하면서, “부시 대통령이 아마도 다음주에 모든 것을 정리하고 논쟁을 결론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건론자인 파월의 발언은 부시 대통령이 자신의 ‘선(先) 이라크 사찰론’으로 기울고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4일 이와 관련, 유럽연합(EU) 소속 15개국 외무장관들이 ‘특정 시점까지 사찰단을 재수용하도록 이라크에 촉구하되, 이를 거부하면 공격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채택, 미국과 유럽 간 이견 해소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도널드 럼즈펠드(Rumsfeld) 국방장관은 “미국이 이라크의 무기사찰을 오랫동안 선호해왔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라크의 사찰 수용론에 극도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라크는 오랜 기간 언론과 국제조직을 조종하는 데 뛰어난 잔재주를 부려왔다”고 비난했다. 애리 플라이셔(Fleischer) 백악관 대변인도 “이라크 체제 교체는 전임 민주당 정권 시절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초당적으로 입안된 정책”이라며 “미 행정부의 일관된 정책은 사찰 실시와 무관하게 이라크 체제를 교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럼즈펠드 장관과 블레어 총리는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확보에 대한 증거를 이달 중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럼즈펠드 장관은 “우리는 매우 짧은 기간 내에 그들이 핵무기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면서 “부시 대통령이 적절한 때라고 생각할 때 증거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유엔 결의를 무시한 채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몇 주 내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朱庸中특파원 midwa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