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창단 5년 만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커트 실링과 랜디 존슨이라는 뛰어난 '원투펀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둘은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거둔 11승 중 9승을
합작하며 상대 팀들을 떨게 했다.
국내 프로야구에도 원투펀치를 소유하고 있는 팀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삼성으로 임창용(12승6패, 방어율3.69)과 엘비라(10승4패, 방어율2.50)는
팀이 2위를 지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믿었던 갈베스가
부진해 한국시리즈에서 낭패를 본 경험이 있는데 엘비라는 팀 동료들과
융화도 잘되고 훈련자세도 성실해 삼성 팬들의 기대가 크다.
기아의 김진우(10승8패, 3.85)와 마크 키퍼(13승8패 방어율3.65)도
안정감을 보여주는 '원투펀치'라 할 수 있다. 또 최상덕의 공백을
메우느라 마무리에서 선발로 변신한 리오스도 4차례 선발에서 3승을 거둘
만큼 위력적인 피칭을 보여주고 있어 기아는 '원투펀치'가 아닌 확실한
'원·투·쓰리'까지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강한 '원투펀치'를 갖추면 팀은 연패를 잘 당하지 않는 동시에,
나머지 선발 투수들이 부담을 갖지 않아 연승이 가능해진다. 또
단기전에서는 상대 팀에 압박을 가할 수 있어 포스트시즌에서 그 위력이
배가된다. 1, 2차전이 시리즈의 성패를 가늠하는 상황에서 1·2번 선발이
상대를 압도한다면 우승 확률은 그만큼 높아진다.
이제 팀당 25~28경기를 남겨놓고 피 말리는 순위 싸움을 하고 있다. 한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는 상위권 팀들은 자기
팀의 에이스급 투수들의 몸 상태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체력 안배에
신경써야 할 시점이다.
(박노준/조선일보 야구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