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왼쪽)과 서장훈

한국 농구 오누이의 지상 과제는 너무도 간단명료하다. 만리장성만 넘어라. 그러면 금메달은 떼논 당상이다.

남자 대표팀이 금메달을 목에 건 기억은 가물가물하다. 지난 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에서 이충희 김현준 신선우 등이 주축을 이뤄 '죽의 장막'을 뛰어넘고 시상대 맨 위에 올랐다. 하지만 강산이 두차례나 바뀌는 세월 동안 만리장성에 막혀 분루를 삼켰다. 4년전 방콕에서도 마찬가지.

그나마 여자 대표팀은 사정이 나은 편. 지난 90년 베이징 대회와 94년 히로시마 대회에서 만리장성을 꿰뚫고 2연패를 이루며 새로운 맹주의 탄생을 알리는 듯 싶었지만 98년엔 준결승서 중국에 덜미를 잡혀 3위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심상찮다. 맨먼저 안방 어드밴티지. 월드컵에서 이미 그 위력을 실감했던 관중들의 열화같은 '대~한민국'의 함성은 선수들에게 엄청난 힘을 실어줄 게 확실하다.

또 한국 농구는 높이에서 앞서는 외국인 선수를 상대하면서 최근 몇년 사이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서장훈(2m7·삼성)과 김주성(2m5·TG)이 트윈타워를 이루는 남자 대표팀은 프로 무대에서 벼락같은 속공과 상대의 약점을 노리는 함정수비를 체득했고, 이같은 전술로 중국에 맞대응할 작정이다. 특히 NBA에 진출한 왕즈즈(2m16·댈러스)가 빠져 "이번엔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에 차있다.

아시안게임에 앞서 오는 14일 중국에서 개막되는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여자 대표팀은 LA올림픽에서 일군 은메달 신화를 부산에서 재현한다는 각오다. 정은순(삼성)이 출산을 이유로 제외됐지만 정선민(신세계) 이미선 박정은(이상 삼성생명) 등이 절정의 컨디션을 과시하고 있다.

< 스포츠조선 류성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