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 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된
지구정상회의(WSSD·지속가능 발전 세계정상회의)가 알맹이 없는
국제회의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30일까지 계속된 6대
의제별(건강, 생물다양성, 농업, 물과 위생, 에너지, 재정·무역·정보
등 기타) 본회의와 막후 접촉, 지역 그룹별 회의에도 불구하고 핵심
쟁점이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일부터 4일까지 열리는 정상급
회의에서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이행계획과 선언서를 확정·발표할
예정이지만, 이 기간 중 대타협이 이루어질지는 불투명하다.
◆ 주요 합의 내용 =빈곤퇴치를 위한 세계연대기금(WSF) 설립에 미국과
EU 등 선진국이 기존의 소극적 입장을 바꾸어 동의했다. 개도국들은
2004년까지 기금 설립을 주장했으나 기금 규모와 시한은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각국 대표들은 교토의정서 비준을 촉구하는 내용을
이행계획서에 포함시키는 데도 합의했다. 미국과 호주 등은 그간 지구
온난화 가스 배출량을 대폭 줄이자는 교토의정서 비준에 반대해왔기
때문에, 이 역시 '성과'로 꼽히고 있다.
어획량 감소를 규정한 어업위기 타개책은 당초 합의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엎고 쉽게 합의에 도달했다. 이와 함께 멸종위기의 해양생물을
살리기 위해 2012년까지 전세계 해역에 해양자원 보호수역을 설정한다는
방안도 채택됐다. 민간 기업들에도 환경 파괴 책임을 묻자는 환경단체의
주장도 이행계획서에 명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 남은 쟁점 =대체 에너지 도입, 청정 식수와 위생시설 확대,
농업보조금 등이 미결 쟁점으로 남아있다. 원칙과 방향엔 이론이 없지만,
시한과 목표치를 놓고 선진국과 개도국, 미국과 EU가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EU는 공해 감소와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 풍력 또는 태양열 등 대체
에너지를 2010년까지 15% 수준으로 늘리자고 주장했지만, 미국은 비율
확정에 반대하고 있다. 깨끗한 식수와 위생시설을 제공받지 못하고 있는
인구(각각 12억명, 20억명)를 2015년까지 절반으로 줄이자는 유엔측
제안에 EU는 동조했지만, 미국은 시한을 못박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개도국들은 선진국을 향해 농업보조금 철폐를 강력 요구했지만, EU가
여러 이유를 들며 수용을 거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