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이나 동맥경화증 등을 치료하는 '제3의 치료법'이 등장할
것인가.

최근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심장·폐·혈액연구소와
대체의학연구소가 공동으로 '킬레이트 요법'에 대한 임상시험에
착수해, 그동안 '사이비' 취급을 받아온 이 요법의 심장병 치료효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

'EDTA'라는 아미노산 복합체를 주사하는 '킬레이트 요법'은 그동안
납이나 비소 등의 중금속 치료에만 효과가 인정돼 왔다. 1930년에 최초로
합성된 EDTA는 피 속의 납 철 구리 칼슘 마그네슘 아연 플루토늄 망간 등
유해물질에 달라붙어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작용을 한다. 중금속 중독
치료제로 개발된 킬레이트 요법이 심장병이나 동맥경화증 등의 치료에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부터. 킬레이트 요법으로 중금속 중독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협심증이나 동맥경화 등도 호전된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이에 따라 대체요법사 등을 중심으로 협심증, 동맥경화증
등의 치료에 사용돼 왔다. NIH는 97년 한 해 동안 약 80만명의 심장병
환자가 심장병 전문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킬레이트 요법'을 받은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킬레이트 요법의 심장병 치료효과에 관한 대체의학자들의 연구 결과는
그동안 끊임없이 발표돼 왔다. 89년에 발표된 한 논문에 따르면 10회
정도 '킬레이트 주사'를 맞은 환자의 88%가 뇌혈관과 말초혈관의
혈액량이 증가했다. 이 논문들을 근거로 킬레이트 요법사들은 수술이나
혈관성형술 등을 받지 않고도 주사만으로 심장병을 고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뿐만 아니라 산소호흡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산소유리기)까지 제거하기 때문에 각종 암과 성인병, 만성 피로
등도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심장병 전문의들은 "심장병 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이 요법의 시행을 반대해
왔다.

이번 임상시험은 마운트 사이나이 병원 등을 주축으로 앞으로 5년간 미국
전역 100개 도시에서 동시에 시행될 예정이다. NIH는 이 연구를 위해
3000만달러의 예산을 배정했다.

이번 연구를 책임진 마운트 사이나이 병원의 심장전문의 게르바시오
라마스 박사는 "킬레이트 요법의 치료효과가 입증되면 가벼운 심장병
환자는 주사만으로 치료가 가능해진다"며 "'사이비' 취급을 받던
킬레이트 요법이 스포트 라이트를 받으며 무대 전면에 화려하게 등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임호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