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는 가계 소득이 최소 5000~6600달러 이상인 국가에서만 계층 간 소득 격차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보고서가 지난 22일 세계은행에서 나왔다. 그동안 세계은행의 입장은 세계화, 즉 개방화(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입이 차지하는 비중) 정도와 외국인 직접투자(FDI)의 규모가 클수록 그 국가의 계층 간 소득 불균형은 줄어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세계은행의 빈곤 문제 수석연구원인 브랑코 밀라노비치(Milanovic)는 ‘글로벌라이제이션(세계화)이 소득 분배에 미친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가계 소득이 최소 5000~6000달러 이상인 국가들에서만 세계화가 소득 격차 해소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저·중간 소득계층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오르고 부유층의 비중이 내려갔으며, 저소득·저개발국에선 세계화가 될수록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현상이 심화됐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화를 옹호하는 세계은행의 기존 입장에 정면으로 대치되는 것. 밀라노비치는 전세계 88개국을 대상으로 1992~1997년 기간과 1985~1991년 기간의 가계 소득 변화와 세계화 정도를 비교했다.

그는 가계 소득 5000달러 이하인 저개발국에서 세계화가 오히려 소득 격차를 넓히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초래한 이유로, 개방화가 되면서 교육 수준이 낮은 저개발국의 기존 자영업자들은 저(低)기술·저임금 근로자로 전락해 소득이 줄지만 고소득층이 독점하는 부동산 가치는 뛰는 점을 들었다.

이번 보고서는 또 전세계 가계 소득을 10개 등급으로 나눈 뒤 이를 평균 소득과 비교한 결과, 소득계층 중 최하 10%의 평균 소득은 1988년 전체 평균 소득의 30.7% 수준에서 1993년에는 24.8%로 더 하락했다고 밝혔다. 반대로, 상위 소득계층 10%의 소득은 1988년 평균 소득의 273.5%에서 1993년에는 293.4%로 더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