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전 중하위권으로 분류됐던 기아와 LG의 선전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
분위기로는 두 팀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하다. 당초 두 팀이 과소
평가됐던 이유 중 하나는 공격력, 특히 장타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부분을 기동력으로 훌륭하게 메워주고 있다.
21일 현재 기아는 팀 도루 109개로 1위이고, LG도 108개로 2위를 달리고
있다. 3위 두산(81개)과 30개 가까운 차이가 난다. 먼저 기아는
김종국(31개) 이종범(30개)이 도루랭킹 2, 3위로 기아의 기동력 야구를
이끌고 있다. 이 외에 정성훈(12개) 김경언(6개) 신동주(6개)
홍세완(5개) 등 도루를 기록한 선수들이 14명이나 된다.
LG도 지난해 96개로 전체 6위였던 팀 도루가 현재의 추세라면
155~160개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김종국과 이종범이 전체의
60% 가까이 뛰는 반면 LG는 고르게 뛰고 있다. 박용택(16)
마르티네스(15) 유지현(13) 이종열(12)등 두 자릿수 도루를 한 선수가
4명이나 되며 총 15명의 선수가 도루를 기록했다.
야구 경기에서 기동력이 좋은 팀과 경기를 하게 되면 수비하는
입장에서는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다. 투수의 볼 배합에도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수비 범위를 위축시켜 안타가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배터리의 신경이 주자에게 쏠려 타자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지는데, 그래서 장타를 많이 허용한다.
기동력의 위력은 1점차 승부에서 잘 드러난다. 안타 없이도 홈까지
들어올 수 있는 선수를 보유한 팀은 1점차 승부에서 강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1점차 승부에서 18승18패를 기록한 기아가 올해는 25승7패를
기록한 것도 기동력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시원한 홈런도 좋지만
아기자기한 기동력을 보는 것도 야구의 참 맛을 느끼게 한다.
(박노준/조선일보 야구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