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근무제 실시를 위한 정부 입법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공휴일 재조정
문제가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정부는 주5일 근무로 휴일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연간 전체 휴일 수를 국제 수준이나 우리 경제력에
맞추기 위해 법정 공휴일을 일부 축소해야 한다는 생각이고, 노동계는
여기에 반대하고 있다.

근로시간의 측면에서만 본다면, 주5일 근무로 연간 휴일이 52일 늘어나는
만큼 기존의 공휴일을 일부 줄이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의 공휴일은 17일로, 5일근무제가 실시될 경우 토·일요일 104일에다
연차휴가 15~25일(정부안)을 합치면 연간 휴일·휴가는 모두 136~146일이
된다. 이는 100일 안팎인 싱가포르·대만·홍콩은 물론, 일본보다도 며칠
많은 것이다.

그러나 연차휴가 등을 규정대로 모두 사용하기 어려운 게 우리
근로현장의 현실이고 보면, 공휴일 조정이 실질적인 근로조건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그 축소 범위는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사안이다.

또한 공휴일 변경을 단순히 노동시간의 문제로만 인식해서도 안 된다.
정부는 설·추석 연휴를 줄이고 어린이날·식목일·현충일 등을 토요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하지만, 다분히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명절 연휴기간과 각각의 기념일 날짜가
정해진 데는 그 나름의 취지와 역사적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 문제와 관련해 경영계와 노동계의 목소리뿐 아니라 다양한
국민여론을 수렴하는 작업부터 벌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