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제특구에 입주하는 외국인 투자기업만을 대상으로 특혜를
베푸는 것은 재고해야 할 일이다. 무엇보다 국내기업과의 역차별 논란이
불가피할 뿐 아니라 법체계의 이원화로 인한 정치적·행정적 부담과
부작용을 감안하면 득(得)보다 실(失)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재정경제부가 마련한 '경제특구 지정 및 운용에 관한 법률안'은 특구
내 외국기업들에 대해 근로기준법의 유급 월차 및 생리휴가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파견근로자를 기간이나 영역제한 없이 채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중소기업
고유업종·교통유발부담금·출자총액제한·국가유공자 취업배려 같은
규제도 대폭 풀어주는 파격적인 대우를 약속하고 있다.

외국자본 유치를 위해서는 정부 설명대로 글로벌 기준에 맞춰 규제완화
조치를 취하는 것이 당연하다. 외국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한 중국·동남아
국가들과의 경쟁차원에서도 이는 서둘러 시행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대상을 굳이 특구 내 외투(外投)기업으로 한정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대부분 그동안 국내기업들이 '기업규제를
국제기준에 맞춰야 한다'며 끊임없이 요구해왔던 사안들이다. 그럼에도
이 같은 국내기업들의 규제완화 요구는 외면한 채 외국기업들에 대해서만
인심을 써야 할 이유는 대체 뭐란 말인가.

심하게 말하면 정부의 경제특구 전략은 외국기업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국내기업들을 바깥으로 내모는 식이다. 열악한 기업환경 탓에
국내기업들의 '해외탈출'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특구에
공(功)을 들이더라도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는 요원한 꿈이다.
정부는 특구만을 위한 편법을 짜내는 데 골몰할 것이 아니라 시야를
전국으로 넓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