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햇살이 반가운 건 어두웠던 그늘이 있었기 때문이다.

침묵을 깨고 올시즌 들어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MIP(Most Improved Player)의 면면이 새롭다.

두산 최경환(30)은 2002시즌이 낳은 MIP중 으뜸이다. 19일 현재 타율 3할1푼4리. 규정타석에 딱 10타석 못 미치기 때문에 재야인사로 머물고 있지만 조만간 타격 10위권 이내로 훌쩍 뛰어들 수 있는 좋은 성적이다.

사연이 많다. 경희대를 졸업한 지난 95년초 캘리포니아 에인절스(현 애너하임)에 입단했지만 멕시칸리그를 전전하는 데 그쳤다. 6년만에 국내로 복귀한 뒤 2000년부터 LG에서 두 시즌을 뛰었지만 성적표는 초라했다. 지난해까지 통산 타율 2할2푼7리. 방출의 운명을 피할 수 없었다.

올시즌 두산에 새 둥지를 튼 뒤 궁합이 딱 맞아떨어졌다. LG에 남았다면 외야 한 자리를 차지하기가 벅찬 상황이었지만 두산에선 좌익수에 2번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시즌 초반에는 대주자, 대수비 요원으로 출발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LG에는 MIP들이 줄을 잇는다. 최근 상승세를 입증하듯 투수진의 약진이 돋보인다.

오른손투수 최원호(29)는 데뷔 7년만에 팀내 주축투수로 우뚝 섰다. 시즌 6승(8패)의 성적표 보다는 페넌트레이스 초반부터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지켜왔다는 사실에 무게가 실린다. 8개 구단 투수중 한화 송진우에 이어 피안타율 2위(0.232). 현대 시절인 98년 딱 한차례 10승을 올린 이후 처음으로 두자리 승수에 도전하고 있다.

2년차 오른손투수 이동현(19)은 투수조련사 김성근 감독 밑에서 1년만에 최강 롱릴리프로 변신했다. 시도 때도 없이 등판하는 '마당쇠' 역할을 하고 있지만 5승6세이브에 4홀드, 방어율 2.42로 LG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4승6패에 방어율 5.37에 그쳤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성적과 팀내 신뢰도가 모두 변했다.

SK 이진영(22)은 팀내 타선의 버팀목이다. 19일 현재 팀내 최고인 3할1푼8리의 타율을 기록중. 12홈런 11도루로 장-단타를 고루 갖췄다. 99년 쌍방울에 입단한 뒤 지난해까지 3년 통산 2할6푼3리에 그쳤지만 2002년에는 타격 7위로 순항중이다. 노련미만 더해진다면 앞으로 SK 타선을 이끌어갈 수 있는 재목으로 손꼽히고 있다.

< 스포츠조선 김남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