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로 인명 손실이 속출하고, 이재민의 한숨소리가 끊이지 않는데도
한가로이 휴가를 즐긴 단체장이 있었다. 그런가 하면 집중호우로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있는 동안 근무시간에 골프를 친 어느 단체장은
행정자치부로 부터 경고를 받았다. 선거에서 당선되면 '임기를 안전하게
보장해 주고 있는 현실' 탓인지 일부 단체장은 선량한 유권자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제멋대로 행동한다. 선거를 의식한 예산집행과 낭비,
인사전횡과 금품수수, 내용없는 겉치례 행사, 인기위주 행정 등 수많은
민원이 제기됨으로써 지방자치 자체에 대한 회의나 불신이 가중되고
있다. 이대로 가면 민주주의 체제 자체가 위기를 맞게될 것이라는 우려의
소리가 높다. 이제는 우리도 선진제도인 주민소환제를 조심스럽게 도입할
필요가 있는 시점으로 보인다. 정치적인 악용이나 남용 요소를
최소화하면서 제도 본래의 취지를 살리면 지금같은 직권남용을 방지하지
않을까 싶다.

6.13지방선거 직전 20세이상 성인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 23.6%가 지역간 경제불균형을 문제점으로 꼽았고, 그다음으로
단체장 각종비리 21.7%, 선심성 전시행정16%, 자치단체간 갈등13.7% 등의
순으로 문제점이 지적됐다. 또 응답자의 85.1%가 주민소환제 도입에
공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총회, 주민 감사청구, 주민소송, 주민발안, 주민투표등과 함께
주민의 직접통제의 한방법인 주민소환제도를 발전시키면 시민의 성숙된
민주의식 고취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지방의회는 막강한 지방단체장을
견제하기에는 힘이 부치고, 형사법에 의한 처벌은 최종판결이 확정되는
기간이 너무 길어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중앙정치의 근본바탕인 지역행정을 바로 세우려면 주민 소환제를 조속히
도입하자. 지역사회의 정치적 역동성을 높이면서, 건전한 지방자치
문화형성에 이바지하게 되리라 본다. 지금 방식대로라면 유권자는 한번
당선된 선출직 공무원의 잘못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어야 한다.

(朴容達/ 대학강사·대구 수성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