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정세현 통일부장관과 관계자들이 서울 신라호텔에서 12일부터 열리는 남북장관급회담 준비상황을 둘러보고 있다.<a href=mailto:kiwiyi@chosun.com>/이기원기자 <


6차 회담결렬 이후 9개월 만에 12일 서울에서 열리는 7차 남북
장관급회담은 북한이 6·29 서해 도발 이후 한달 만에 대화로 방향을
바꾸어 일단 순항(順航)이 예상된다.

남북 대표단은 이번에 14일까지 3차례의 전체회의를 통해 그동안 남북간
합의했으나 이행되지 않고 있던 사안들을 모두 논의, 일단 향후 일정들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논의 대상 중 경제협력추진위 2차 회의와
금강산관광 활성화를 위한 2차 당국회담, 북측 경제시찰단의 방한, 4차
적십자회담 및 5차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에는 구체적 합의가 있을 것으로
정부 당국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오는 19일부터 이달 말까지 한·미
을지포커스렌즈(UFL) 훈련이 실시되는 것을 고려, 이르면 8월 말쯤
적십자회담과 경협추진위 재개가 추진되고 추석(9.21)을 전후해
이산상봉과 금강산활성화 당국회담이 기대되며, 경제시찰단의 방한이
뒤를 이을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입장에서 보면 대화의지를 내보일 수 있는 적십자회담과
30만~50만t의 쌀을 받을 수 있는 경추위 재개는 적극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두 회담은 조기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최대 관심은 서해사태를 계기로 한 남북간 무력충돌 재발방지와 군사적
긴장완화 방안을 논의하는 군사당국자회담 조기 재개 여부이다. 정부는
이 문제의 진전여부가 장관급회담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판단 아래, 군사당국자회담 조기 개최에 합의하고 그 시기를
공동보도문에 명문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군사당국자회담은
특히 북측의 재발방지 약속, 경의선 및 동해선 철도·도로 연내연결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차제에 국방장관회담과 군사실무회담 등 두
가지 채널을 복원하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정부는 북측이 6일 장성급회담에서 유엔사와 우리측의 서해사태 항의에
대해 경청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군사당국자회담을 이르면 8월 말이나
9월 중 개최하겠다는 정도의 '성의'는 보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앞서 여섯 차례나 열린 장관급회담과 지난 4월
임동원(林東源) 특사 방북 때 북측이 합의만 해놓고 이행하지 않았던
사례가 대부분이었던 점에 비춰, 이번에는 북측의 합의 이행 의지를
확인하고 그를 보장할 수 있는 장치들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