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8·8 재·보선 직후 추진할 신당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반노(反盧)세력의 생각이 너무 달라 결국
분당(分黨)까지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노 후보측은 신당이 창당되면서 대통령후보직을 상실하는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자칫 걷잡을 수 없게 밀려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따라서 신당을 만드는 주도권을 쥐고 신당 창당에 따라 법적으로
잠시 후보직을 내놨다가 곧 되찾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선 신당이 '노무현 신당'이 돼야 한다. 노 후보는
지난 6일 서울 종로 재·보선 지원 유세에서 "김칫국 마시지 말라.
신당이든 재창당이든 노무현이 중심이 된다. 경선에 불복한 사람이 신당
신당하면 '경선불복당'이 된다"고 이인제(李仁濟) 전 고문 등
반노세력의 통합신당 추진을 강력 비난했다.

이에 대해 반노측은 신당이 창당되면 노 후보는 기득권이 없고, 많은
후보들 중의 한 명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신당 창당에 노
후보의 주도권은 인정할 수 없고, 철저히 중립적으로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신당이 자민련, 민국당, 정몽준(鄭夢準)·박근혜(朴槿惠)
의원, 이한동(李漢東) 전 총리 등을 묶는 '반(反) 이회창' 통합신당
형태가 되면 노 후보는 무대에서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양측 입장은 좁혀질 여지가 거의 없어 일각에선 분당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당내 다수를 점하는 중간지대의
사람들은 "분당은 안된다"는 입장이다. 이들의 생각은 제각각이지만,
일단 신당을 창당하고, 형식적이 아닌 실질적인 재경선을 통해
대통령후보를 다시 뽑자는 사람이 많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제3의 인물이
새로 부상하면 좋겠지만, 노 후보가 다시 당선되면 노 후보로 12월
대선에 나가야 한다는 입장들이다.

이와 관련, 노 후보의 측근인 문희상(文喜相) 대선기획단장은 기자들과
만나 "타협 복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복안이란 반노쪽의
'통합신당론'을 일부 수용하는 안일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노
후보측의 한 핵심관계자는 "노 후보는 정몽준(鄭夢準) 의원 정도가
들어와서 붙어주면 흥행성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한동(李漢東) 전
총리에는 회의적이다. 과거 김중권(金重權) 대표에 대해 평가한 게 있지
않으냐"고 말해, '변형된 통합신당' 방식이라면 참여할 수 있다는
의중임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