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시 산양읍 중화마을 해상 가두리 양식장에서 어민들이 공급과잉으로 값이 떨어져 출하하지 못하고 있는 우럭들을 그물로 들어보이고 있다.<br><a href=mailto:yw-kim@chosun.com>/김용우기자 <

어류를 양식하는 남해안 어민들이 요즘 공급과잉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국내 양식업의 메카격인 경남 통영시 산양읍 연화리 중화마을 앞 5㏊
규모의 해상 가두리 양식장. 중화어촌계원 66명의 공동소유인 이
양식장에서는 우럭·참돔 등 100여만마리의 물고기가 자라고 있다.
어촌계장 이상래(46)씨는 "평상시 하루 1~2차례 사료를 줬으나 요즘은
돈이 없어 사료도 제대로 못 준다"고 말했다. 인근 0.5㏊의 양식장에서
우럭 20여만마리를 키우고 있는 이인우(49)씨는 "사료값이라도 마련하기
위해 밑지고 팔려 해도 팔 수가 없다"며 시름에 젖었다. 이씨는 『어류
양식 12년 동안 이처럼 막막한 상황은 처음』이라며 『IMF사태 때보다 더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태의 원인은 공급과잉. 전국의 해상 가두리 양식장 면적은
1995년 1135㏊에서 지난해에는 1381㏊로, 246㏊ 증가했다. 양식장 면적이
늘면서 양식 물고기 수도 크게 늘어났다. 경남도 김상욱 양식담당은
『1998년 1억3400만마리였던 도내 가두리 양식장 물고기수가 지난해
3억3100만마리로 2배 이상 늘어났다』며 『올해 어민들이 치어를
입식하지 않아 2억6000만마리로 줄긴 했지만 소비가 둔화된 상황에서
양식 고기수가 크게 늘어나 공급과잉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값싼 중국산 활어가 국산으로 둔갑, 유통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 한
해 동안 중국에서 수입된 활어는 모두 3만7300t.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된
양식활어 9만5500t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 같은 공급과잉으로 인해 물고기값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통영 해수수협 중매인 박모(39)씨는 『무게 350~400g인 우럭 1㎏의
거래가격은 3000~4000원, 400~450g인 우럭 1㎏의 거래가격은
4000~4500원으로 3년 전의 30% 수준』이라고 말했다. 부산시 기장군에서
양식업을 하는 신일근(48)씨는 『매년 이맘때면 활어를 사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물차들로 북적댔으나 요즘은 하루 1대 만나기도
힘들다』며 한숨지었다. 가두리양식업을 하는 어민 230여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해 있는 해수어류양식수협 옥권곤(47) 상무는 『지난해 이후
10여명의 조합원이 도산했다』며 『앞으로도 줄 도산 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어민 이인우(49)씨는 『정부가 기르는 어업을 육성한다면서 수요·공급에
대한 예측없이 양식장 면적을 대폭 늘린 게 원인』이라며 『수입
수산물에 관세를 부과해 마련되는 자금으로 양식장 면허를 되사들여
양식장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