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國定)인 국사 교과서와 검정(檢定)인 한국근·현대사 등
역사교과서의 김대중 정부 치적 부각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교과서
기술 시점 당시의 정부에 대해서는 아예 서술 대상에서 제외하는 규정을
만드는 등 제도적 보완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역사학자들은
"역사는 후대에서 평가해야 하는 만큼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역사교과서가
바뀌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와 관련, 이상주(李相周) 부총리는 1일 기자와 만나 "현 정부에 대한
기술을 배제하는 방향으로 교과서 관련 규정을 만들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이미 배포돼 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국정 중·고교
교과서에서의 현 정부 치적 나열과 관련해 "균형감각을 상실했거나
지나친 홍보가 있을 경우 내년도 교과서 제작과정에서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과거 교과서를 분석한 결과, 현 김대중 정부뿐 아니라
박정희·전두환·노태우·김영삼 역대 정권 때도 집권 당시 그들의
업적을 부각시키는 내용이 역사교과서에 실린 것으로 나타났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선 5·16 군사쿠데타를 혁명으로 미화하고,
새마을운동을 선전했다. 전두환 정부에 대해선 중학교 국사교과서에서
'정의로운 사회구현과 민주복지국가로서의 발전을 지향하고 민족의
분단을 종식시키며, 조국의 평화적인 통일을 이룩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미화했다. 노 전 대통령 시절의 고교 국사교과서는
'민주화를 추구하면서 서울올림픽을 개최해 국위를
선양하고…북방정책으로 동유럽 공산국가들과도 교류하게 되었다'라고
서술했다. 김영삼 정부 시절의 고교 국사교과서도 "김영삼 정부는
깨끗한 정부, 튼튼한 경제,건강한 사회, 통일된 조국건설을 국정지표로
설정해 공직자의 재산등록, 금융실명제 등을 법제화하고, 지방자치제를
전면적으로 실시했다'고 썼다.
한편 한국근현대사 교과서 검정을 통과하지 못한 5종의 출판사 중 일부는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와 비교해 왜 떨어졌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출판사들은 그러나 김대중 정부의 치적을
부각하지 않아 탈락한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