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우리나라의 산업과 기술을 이끌어 갈 이공계 기피현상이
뚜렷하다. 이런 가운데 많은 이공계 고학력자들이 변리사 시험으로
몰리고 있다. 올해 39회 변리사 시험에는 지원자 9200여명 가운데
대학원생만도 2000명에 가까울 정도였다.

그러나 시험 과정에서 피해를 본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 2년 전 특허청은
2002년 변리사 1차 시험을 절대평가제로 실시한다고 공고했다. 4과목
전체평균 60점에 과락(40점)을 도입했다. 그러나 지난 1월 원서를
접수하면서 여론 수렴과정도 거치지 않고 갑자기 상대평가제로 바꿨다.
점수와 상관없이 1차 시험에서 1000명을 우선 선발하겠다는 것이었다.
당시 특허청은 "효율적인 시험 관리를 위해서"라고 밝혔다. 수험생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

최근 특허청은 1차 합격자 발표를 했다. 그러나 1차 시험보다는 2차
시험에 주력해 온 응시자들은 큰 피해를 봤다. 대부분 1차시험은
합격선에 맞출 정도만 준비하고 2차 논술형 시험에 사활을 걸기
때문이다. 내 주변에도 시험에 낙방하고 군에 입대할 처지가 된 사람이
많다. 소송을 준비하고 있지만 만일 승소하더라도 누가 허송세월한
1~2년을 보상줄지도 막연하다. 안그래도 전망이 없어 이공계를 기피하는
마당에 특허청의 말바꾸기가 씁쓸하다.

(鄭盛允 대학생·서울 영등포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