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남성이 패스트푸드(fast food) 식품으로 인해 비만·심장병
등의 질환을 얻게 됐다며 대형 패스트푸드 업체 4곳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또 다른 미국인 2명도 곧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패스트푸드 업체들도 담배회사들처럼 집단소송에 휘말릴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시저 바버(Barber·56)는 24일 뉴욕 브롱크스 법원에 낸 소장(訴狀)에서,
맥도날드·버거킹·웬디스·KFC 등 4개의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식품에
함유된 영양소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할 의무를 게을리했으며,
소비자들을 사실상 패스트푸드 중독 상태에 빠뜨렸다고 주장했다.

바버는 1주일에 4~5차례 패스트푸드 음식점에서 식사를 했으며, 이로
인해 체중 275파운드(약 125㎏)의 비만이 됐을 뿐만 아니라 당뇨·고혈압
등에 걸렸으며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해 2차례의 심장 발작을 겪었다고
말했다.

바버의 변호인인 새뮤얼 허시(Hirsch)는 "니코틴과 마약만 중독성이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이 소송이 비만환자들의 집단소송으로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허시는 비만과 당뇨를 호소하는 또 다른
패스트푸드 소비자 적어도 2명이 곧 집단소송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장은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저지방(低脂肪) 식품과 채식주의자용 식품
개발에 힘쓰도록 유도하고, 담배에 들어가는 것과 같은 경고를
패스트푸드 식품에 명기하는 방안을 아울러 제시했다.

이 제소에 대해 미국 전국요식업협회(NRL) 대변인은 25일 "몰상식하고
터무니 없으며 어처구니 없다"면서, "어떤 식당에서 어떤 음식을 먹을
것인지는 소비자들이 직접 선택할 권한이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책임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KFC 등 소송을 당한 패스트푸드 업체들도 "다양한 양질의 메뉴가
제공됨에도 불구, 업체에 책임을 돌리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고
강력하게 반박했다.

패스트푸드 업계는 소송이 제기돼도 패소할 염려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폐암 등 흡연의 피해는 입증이 가능하며, 담배의 니코틴 성분은
중독성이 있기 때문에, 흡연자에게 모든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논리가
가능하다. 그러나 중독성이 없는 음식이 비만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심장마비, 고혈압 등 각종 질환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입증하기에는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나 담배회사들과 소송을 벌여온 대표적 변호사인 존
밴자프(Banzhaf)는 "담배소송처럼 시작은 어려울지 모르나, 바버씨의
소송도 큰 성과를 이뤄낼 것"이라고 25일 말했다. 밴자프는 식품 관련
비만으로 인한 사망에 패스트푸드 업계가 최소한 부분적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는 소송을 검토 중( 본보 17일자 12면 참조 )인 것으로 지난 16일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