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발 원투펀치'를 가졌다. 랜디 존슨과 커트 실링.
여기에 하나 더, 최강의 '불펜 원투펀치'가 있다. 마무리 김병현(23)과 철통 셋업맨 마이크 페터스(38)다.
요즘 애리조나 불펜은 김병현과 페터스 둘이 지킨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페터스가 8회에 등판해 리드를 고스란히 넘겨주면 김병현이 9회를 틀어막아 세이브를 올리는 것이 승리 공식이다.
지난 7일 애리조나가 마이너리그 투수 두아너 산체스를 내주고 피츠버그에서 데려온 페터스는 가장 적절한 시기에 팀과 김병현 모두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마이크 마이어스, 그렉 스윈델, 마이크 코플로브가 버틴 불펜이 그로기 상태에 빠졌을 무렵 페터스가 나타남으로써 팀은 물론 마무리 김병현도 한결 부담을 덜게 됐다. 페터스는 이적후 25일까지 6게임에서 4⅔이닝 동안 무실점 행진 중이다.
둘은 불펜의 황금 콤비이면서 공통점이 있다. 특이한 모션과 캐릭터로 장외에서 인기 폭발이다. 김병현은 역동적인 언더스로 투구폼에 더해 지난 99년 '파스 사건', 올시즌 경기 도중 긴소매를 가위로 잘라 반소매로 만든 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세이브를 올린 뒤 외야에 공을 던져버린 일 등 다소 엉뚱한 사건들로 팬들에게 강하게 어필했다.
반면 페터스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오버맨'이다. 투구 직전 땅이 꺼져라 크게 심호흡을 두세번한 뒤 고개를 포수쪽으로 홱 꺾는 트레이드마크 액션은 볼수록 웃음을 자아낸다. 공수교대 때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야수들과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하며 괴성을 지르는 모습은 TV에도 볼거리로 심심찮게 방영됐다.
김병현이 지난 24일 콜로라도전에서 평소보다 빠른 8회 2사 만루에서 등판해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것도 이날 페터스가 손가락 부상으로 나올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개인 성적과 인기몰이에서 페터스는 김병현에게 그만큼 꼭 필요한 존재가 됐다. 지난 2000년 LA 다저스에서 박찬호의 도우미 구실을 하던 페터스가 이제 김병현의 둘도 없는 짝꿍이 됐으니 참 묘한 인연이다.
< 피닉스(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박진형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