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길 법무부장관이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대통령 두 아들 권력비리 ’와 ‘이회창 5대 의혹 ’등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이는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a href=mailto:ykjung@chosun.com>/정양균기자 <

25일 열린 국회 상임위에서는 ‘대통령 두 아들 권력비리’와 ‘이회창 5대 의혹’ 등을 둘러싸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곳곳에서 격렬한 공방전을 벌였다. 양당은 특히 법제사법위원회에 기존 의원을 빼고 ‘전투형’ 의원들을 긴급 투입하는 등 상대당 공격에 총력전을 폈으며, 행정자치위는 4시간여 동안 회의가 열리지 못하는 파행을 겪었다.

◆ ‘권력비리’ ‘5대 의혹’ 공방

법사위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총체적 권력비리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김홍업(金弘業) 특검’과 ‘권력비리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최병국(崔炳國) 의원은 “재벌들이 김홍업씨에게 22억원을 건네면서 대가성 없이 줬을 리 없다”며 검찰의 축소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심규철(沈揆喆) 의원은 “검찰이 김홍일(金弘一) 의원의 제주휴가 정보보고서를 유출한 경찰관에 대해서는 발빠르게 영장청구를 하고, 정작 실체적 진실규명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몸통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한 것이 현재의 검찰”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함승희(咸承熙) 의원은 “이른바 ‘세풍’ ‘안풍’ 사건은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 강삼재(姜三載) 의원 등 사건의 핵심 관련자에 대해 조사조차 하지 않은 부실수사의 대표적 사례”라며 “검찰이 그 쪽으로부터 강한 압력을 받은 것이냐”고 말했다. 신기남(辛基南) 의원은 “이 후보가 세풍사건에 직접 관여했거나 보고받아 알고 있었음을 입증할 여러 자료가 있다”며 “이 후보도 소환 조사해야 하고 처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병국 의원은 “송정호 전 법무장관은 대통령 아들 비리와 관련, 청와대에서 수십 차례 가한 압력을 듣지 않아 보복성 교체되었다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라며 수사지휘권 압력설의 진상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의원도 “재발방지를 위해서도 청와대 압력설의 실체를 규명하고 엄중문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 ‘병역면제’ 공방 2라운드

이날 법사위로 일시 상임위를 옮긴 민주당 신기남 의원은 “1997년 7월에 이 후보 동생 이회성씨와 사위, J모, K모 의원 등이 김길부 당시 병무청장과 병역비리 은폐회의를 가졌다는 의혹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특히 “1997년 7월 전태준 국군의무사령관이 이석희 당시 국세청 차장을 만나 병역문제를 논의했고, 1997년 7~10월에는 롯데호텔에서만 이회성씨와 네 차례 이상 만났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김기춘 의원은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해 현 정권 출범에 기여한 천용택(千容宅) 의원이 국방장관·국정원장을 지내면서 철저히 수사하고 뒤졌었는데도 아직까지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 행자위 파행

행정자치위원회에서 민주당 송석찬(宋錫贊) 의원은 “1961년 이회창씨가 민족일보 조 사장에게 사형을 선고한 것은 헌정 사상 최대의 언론말살사건”이라면서 “당시 조 사장에게 공작금을 받았다는 간첩 이영근이라는 인물이 나중에 국민훈장을 추서받았으니, 조 사장은 잘못된 판결로 억울하게 사형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나라당 이병석(李秉錫)·김무성(金武星) 의원 등은 “회의와 아무 관계없는 사안”이라며 거칠게 항의했고, 고성이 오가는 가운데 송 의원은 이 후보의 부친의 일제강점기 검찰서기 전력을 거론해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으며 한나라당 의원들은 집단 퇴장했다. 양당은 송 의원 발언을 속기록에서 삭제키로 하고 4시간 만에 회의를 속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