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용산병원에서 혈관 성형술을 하고 있다./사진=<a href=mailto:wjjoo@chosun.com>주완중기자 <

협심증 또는 관상동맥 질환이란 심장근육을 둘러싸고 있는 세 가닥의
혈관(관상동맥) 중 한 개 이상이 좁아지거나 막혀 심장 근육에 피가 잘
공급되지 않는 병. 즉 심장이 아니라 심장 혈관이 좁아진 병이
'협심증(狹心症)'이다. 담배, 스트레스, 유전적 요인 등으로 혈관의
안쪽 벽에 흠집이 생기고, 피 속에 있는 걸쭉한 콜레스테롤 등이 이
흠집에 달라붙으면 혈관이 좁아진다. 이렇게 되면 하루 24시간 쉬지 않고
일하는 초강력 펌프인 심장에 연료(피) 공급이 제대로 안 돼 흉통이
생기고, 심하면 심장마비가 초래된다.

약으로 치료할 수 없을 정도로 협심증이 악화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과거엔 문제가 생긴 혈관을 새 혈관으로 갈아 끼우는 수밖에 없었다.
전신마취를 한 상태에서 허벅지 등에서 '팽팽한' 혈관을 적당한 길이로
잘라내고, 다시 가슴을 30㎝ 정도 절개한 뒤 허벅지에서 떼어낸 혈관으로
심장혈관을 갈아 끼우는 '대수술'을 해야 한다. 이를 '심장혈관
우회로 수술' 또는 '바이패스(bypass) 수술'이라 한다.

90년대 들어 바이패스 수술의 빈도는 크게 줄었다. 90년대 초반, 혈관
속에 가는 대롱(카테터)을 넣어 좁아진 혈관을 넓히는 '심혈관
성형술'이 협심증의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관상동맥의
좁아진 정도가 너무 심해 '성형(成形)'이 불가능한 경우엔 아직도
바이패스 수술을 하지만, '웬만하면' 심혈관 성형술만으로도 심장병을
치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심혈관 성형술을 받는 환자는 '시암(C-Arm)'이라 부르는 방사선
촬영장치 위에 눕게 된다. 보통의 혈관은 방사선 촬영을 해도 나타나지
않지만, '조영제(造影 )'란 물질을 주사하면 심장 혈관의 모양이
시암과 연결된 모니터에 '실시간(實時間)'으로 나타난다. 의사는
모니터에 표시된 혈관의 모양을 보고 심혈관 성형술을 하게 된다.

심혈관 성형술을 하기 위해선 먼저 동맥 속에 대롱을 집어넣어야 한다.
보통 허벅지에 있는 동맥(직경 1㎝ 정도)으로 대롱(직경 1.3~3.3㎜)을
삽입하며, 관상동맥이 좁아진 부분까지 이 대롱을 밀어 올린다.
관상동맥의 직경은 시작 부위가 4~8㎜이며, 갈수록 좁아진다.

스탠트

대롱을 삽입한 뒤엔 이 대롱 안으로 가는 철사를 집어넣는데, 철사의
앞부분에는 풍선과 '스탠트'가 접혀져서 달려 있다. 스탠트는 마치
볼펜의 스프링과 같은 금속으로 된 그물망으로, 풍선을 둘러싸고 있다.
의사는 혈관이 좁아진 부분에 풍선과 스탠트를 위치시킨 뒤 풍선을 불면,
풍선의 압력 때문에 접혀져 있던 스탠트가 펴지면서 혈관의 좁아진
부분을 확장시키게 된다. 좁은 혈관이 확장됨에 따라 심장근육에 피
공급이 원활해져 협심증이 낫게 된다.

이 같은 심혈관 성형술은 국소마취 상태에서 진행되며, 흉터가 나지
않고, 시술 뒤 1~2일 만에 퇴원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가슴과 허벅지를 보기 흉하게 절개하고, 한 달 가까이 입원해야 하는
심장수술을 하지 않고도 협심증을 치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대롱을 관상동맥까지 밀어 올리는 과정에서 혈관벽에 달라붙어 있던
찌꺼기(피딱지 등)가 떨어져 나와 뇌혈관 등을 막을 수도 있다. 또
풍선과 스탠트로 좁아진 혈관을 확장시키려다 혈관이 터져버리는 경우도
가끔씩 있다. 따라서 100% 안전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심장수술의 위험에 비할 바는 아니다.

심혈관 성형술은 또 6개월 정도 지나면 혈관 속에 삽입된 스탠트 사이로
살이 자라 혈관이 다시 좁아진다는 게 문제였다. 보통 심혈관 성형술을
받은 환자의 20~30%가 6개월 이내에 혈관이 다시 좁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스탠트 사이로 살이 자라지 못하게 하는
특수 약물(항암제 등)을 코팅시킨 스탠트가 개발됨에 따라 협심증 재발
위험이 크게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