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누구나 부러워하는 '처음과 끝'을 가졌다.

현존 메이저리그 최강 선발투수 커트 실링(36)과 마무리 김병현(23)이다. 황금 콤비다. 다른 팀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자 동료들에게는 한없이 든든한 두 어깨에는 단순히 성적이 좋다는 것 말고도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집을 나갔을 때 오히려 더욱 강해진다는 점이다. 16승3패로 양리그 통틀어 최다승 투수인 실링은 어쩔 수 없이 위축되기 마련인 원정경기에서 진정한 에이스 노릇을 해줘 그 함량은 단순한 수치 이상이다.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쿠어스필드 콜로라도전에서 거둔 16승째를 포함해 올시즌 원정 경기에서 무려 10승을 건졌다. 방어율 역시 홈(3.68)보다 오히려 원정(2.48)이 훨씬 우수하다. 실링이 벌써부터 사이영상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도 원정에서 더욱 강해지는 승부 근성이 팬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발에 실링이 있다면 마무리에는 김병현이 있다. 김병현은 20일 현재 거둔 26세이브 가운데 15세이브를 원정경기에서 따냈다. 후반기 들어 기록한 4연속 세이브는 모두 엄청난 야유가 쏟아지는 '호랑이굴'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홈구장에서 쓸어담았다.

방어율은 기록상 홈(1.37)이 원정(2.96)보다 좋다. 그러나 원정 방어율이 오른 것은 지난달 26,28일 휴스턴의 미니트메이드파크에서 홈런 3방을 맞으며 총 1이닝 동안 7실점한 탓이지 나머지 원정 구장에서는 0.68로 왕소금이었다. 홈(26⅓이닝)과 원정(27⅓이닝)에서 비슷한 이닝을 던졌지만 탈삼진 수에서 41-27로 원정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만 보더라도 집밖에서 더 강해지는 투수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실링과 김병현은 원정경기에서 총 4차례 선발과 세이브로 손발을 맞췄다. 실링은 김병현을 유난히 아낀다. 어쩌면 그 이유가 김병현에게서 자신의 '파이터 근성'을 발견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 덴버(미국 콜로라도주)=스포츠조선 박진형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