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제헌절
행사에 참석한 뒤 곧바로 귀가했다. 원래 참석하지 않으려던 행사였다.
그만큼 외부 노출 빈도를 크게 줄이고 있다.

그러나 이 후보측은 "외부일정만 없을 뿐 오히려 훨씬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앙당 7층 후보실 앞은
늘 사람들로 붐빈다. 당직자, 의원, 전직 의원, 각종 단체 대표,
외국대사 등 다양하다. 이 후보가 직접 전화를 걸어 찾기도 한다.
16일에는 김용환(金龍煥) 전 국가혁신위원장이 후보실을 찾아 정국을
논의했고, 당 공천에 반발하고 있는 이신범(李信範) 박계동(朴啓東) 전
의원을 다독거리는 것도 이 후보 몫이다.

조찬은 주로 외부인사들과 갖는다. 특히 최근에는 유승민(劉承旼)
여의도연구소장이 구축한 외부전문가들과의 집단면담이 잇따랐다.
정책수렴 및 방향설정을 위해서다. 16일에는 여성문제 전문가들과 함께
보육·유아교육·여성전문가 육성방안 등을 논의했다. 1주일에 최소
2~3번씩은 비슷한 자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를 지원하는
사람들과 조직은 워낙 방대해 이들을 만나 보고를 받는 것도 주요 업무
중의 하나다.

다른 일정 없이 당사에서 이 후보가 사라지면, 후원회 사무실이 있는
부국증권 빌딩에 가는 경우가 많다. 이 때는 외부와 연락을 끊은 채
휴식을 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비밀스런 만남도 있다.

공천, 당직개편 등 인사문제는 사실상 이 후보가 최종 결정한다. 지금은
선대위 구성에 골몰하고 있다고 한다. 서청원(徐淸源) 대표와는 수시로
접촉하고, 밖에서 따로 만나는 일도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