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하원은 10일 도로교통법 위반을 비롯한 경범죄를 특별사면한다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5월 5일 대통령선거에서 82%의 압도적 지지율로
재선에 성공한 자크 시라크(Chirac) 대통령의 새 임기 5년을 맞아,
국민화합 차원에서 실시하는 특별사면이다. 프랑스에서는 1966년 샤를
드골의 대통령 취임 이후 매번 대선이 끝난 뒤 이 같은 새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정치적 관례처럼 지켜왔다.

시라크를 옹립하는 우파 여당 '다수파 대통령을 위한 연합(UMP)'이
야당인 사회당과 중도 우파 '프랑스 민주연합(UDF)'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단독 통과시킨 새 사면법안은 시라크가 5월 17일 취임하기
이전에 발생한 법규 위반을 대상으로 삼는다. 도로 교통에 지장을 주지
않는 불법주차와 노상주차요금미납, 대기오염 가스 배출 등의 이유로
발급된 벌금 통지서는 전부 휴지가 된다.

그러나 음주운전, 과속, 정지 신호 무시, 위험한 추월, 정상인의 장애인
전용 주차장 사용 등은 사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교통사고 희생자 협회' 등 시민 단체들이 "특별사면 전통 때문에
선거를 앞두고 교통사고 발생이 증가한다"며 사면 관습의 폐지를
요구해왔기 때문에, 정부·여당은 사면 범위를 과거보다 대폭 축소했다.

야당인 사회당은 "전제군주식의 발상에 따른 이 같은 사면 관습은
시민정신 실종을 주기적으로 조종하므로, 폐지해야 한다"며 사면법안에
반대했다.

(파리=朴海鉉 hhpar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