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은 위대했다. 월드컵 4강 신화의 원동력이었던 '6월의 붉은 함성'이 프로축구로 이어지면서 월드컵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7일 개막된 프로축구 K리그에서는 성남 부산 전주 광양 등 4개구장에서 역대 프로축구 최다인 12만여명의 구름관중이 몰려들어 월드컵 파워를 실감케 했다.
이같은 프로축구 개막전의 폭발적인 관중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한달간 벌어진 월드컵 기간 동안 사상 유례없는 관중 흉작으로 울상을 지었던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예사롭지 않은 눈으로 축구장의 경사를 지켜보고 있다. 프로야구의 관중도 축구장으로 발길을 돌려 프로야구가 위축되지나 않을까하는 우려에서다.
물론 야구팬 따로 있고, 축구팬 따로 있다고는 하지만 월드컵 4강 신화가 어디 보통 일인가. 어쩌면 우리 시대에는 다시 또 보지못할지도 모른다는 것이 현실적인 예상이고 보면 프로야구로서는 위기인 것만은 분명하다.
프로야구는 월드컵 동안 사상 최악의 관중 감소에 경악했다. 한국 경기가 있는 날에는 프로야구가 열리지 않았는데도 6월 한달 동안의 게임당 평균관중은 2092명. 특히 한국과 이탈리아의 16강전이 열린 다음날인 6월 19일 부산 롯데-현대전에서는 186명만이 입장해 86년 사직구장 개장 이래 역대 최소관중의 부끄러운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의 경우 월드컵이 열렸던 6월의 게임 평균관중수가 오히려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만910명보다 10.3% 늘어난 3만4098명으로 집계돼 월드컵 뺨치는 일본의 프로야구 인기가 뉴스가 될 정도였다. 한국이 돌풍을 이어가며 준결승에 진출하고 일본은 16강에 그친 양국간의 성적을 십분 감안하더라도 놀라운 프로야구 관중숫자다.
히딩크 감독이 귀국하고 월드컵의 열기가 서서히 가라앉으면서 야구장도 조금씩 생기를 되찾아가고 있지만 아직도 월드컵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월드컵이 끝난 직후인 7월 첫 주 4일간 더블헤더 5게임을 포함한 19게임의 평균관중은 1894명으로 장마의 영향도 큰 것이 사실이지만 기대 이하다.
KBO와 8개구단은 월드컵의 충격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예전의 관중을 다시 야구장으로 불러들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벤트와 팬서비스 개발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그리고 한-일월드컵의 성공적인 사례들을 값진 교훈으로 삼아 프로야구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노력도 함께 기울여야 한다.
프로축구 K리그 개막전의 관중 폭발은 좋은 시설과 붉은악마를 포함한 각 구단 서포터스의 성원, 그리고 4강 신화의 주역들인 스타 선수들의 놀라운 힘이 그 원동력이었다. 이는 프로야구가 유념해야할 부분이다.
KBO 박용오 총재가 지난달 26일 문화부장관을 만나 돔구장 건설에 의견일치를 본데 이어 8개구단 단장들도 지난 2일 모임을 갖고 월드컵 이후 프로야구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한 것은 발빠른 대응이다. 그러나 지금은 빠른 실천이 중요하다. KBO와 구단은 이같은 현실 인식을 토대로 구체적인 관중동원 방안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 스포츠조선 조이권 대기자 joygu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