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지방선거일이었던 6월 13일 북한 경비정이 북방한계선(NLL)을
4마일이나 침범해 남북 양측 군함이 대치하는 사태가 발생했는데도, 이의
심각성을 제대로 발표하지 않았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것과 관련,
"정부가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사태 발표를
은폐·축소한 의혹이 있다"며 진실규명을 촉구했다. 이같은
은폐·왜곡에 대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문책 등도
요구했다.

강창희(姜昌熙) '서해 무력도발 진상조사특위' 위원장은 8일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안보문제가 선거에서의 유·불리를 따지는 정략 논리
때문에 위태로운 지경에 빠졌다"며 "만약 당시 정부가 사태를 정확히
알렸다면, 선거에서는 불리했을지 모르지만 북한의 6·29 도발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장은 "제2함대사령부는 북측이 6월13일 이례적으로 NLL을
4마일이나 침범했고, 조준사격자세를 취하는 등 예전과 달리 이상
기동한다고 상부에 보고했는데도, 이 현장 보고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강 위원장은 "6월 13일 침범 때 북측
군함만 단독으로 내려왔는데도, 군은 당시 북한 어선도 월선했었다고
거짓 발표하면서 '통상침범'이라는 엉뚱한 말을 하고 있다"며 당시
선박 기동상황을 알 수 있는 「해군전술지휘통제체제(KNTDS)」 조사와
연평도 현지조사, 부상자 면담 등을 추진할 뜻임을 밝혔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논평에서 "교전직전까지 가는 상황이었는데도
쉬쉬한 것은 지방선거를 의식한 탓"이라며 "6월 13일의 침범 등 각종
도발징후가 많았는데도 6월 29일 도발을 막지 못한 것은 정부의 축소와
은폐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사특위 강창성(姜昌成) 박승국(朴承國) 의원 등도 "북측이 6월 13일
현장답사하듯 정찰을 하고, 사격예행연습까지 했는데도 이를
단순침범이라고 정부가 발표한 것은 선거를 의식한 권력핵심부의
축소·은폐 지시가 있었을 것"이라고 했고, 박세환(朴世煥) 의원은
"NLL 침범을 있는 그대로 알리겠다고 약속해놓고 지키지 않은 정부
태도는 석연치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서해교전 진상조사위원회' 천용택(千容宅) 위원장은
"6월 13일 북한의 NLL침범시 합참은 즉각 침범사실을 언론에
브리핑했고, 당시 북한 군함은 어선을 찾아 배회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북측 도발가능성에 대한 대응 미비 지적에 대해 천 위원장은
"당시 2함대의 이상징후 보고를 '단순월선'으로 판단한 것은 지휘관의
고유권한이기 때문에 정치권에서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고, 2함대
사령관은 6월 13일 북측 침범 이후 연평해전에 고속정 1개 편대(2척)를
증파하는 등의 대응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