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당이 가장 아낀 제자는 소치 허련이었다. 그리고 완당을 스승으로
가장 극진히 모신 제자도 소치였다. 완당은 소치의 그림을 평하여 압록강
동쪽에 소치만한 화가가 없다고 하였고, 소치는 완당이 제주도에
유배갔을 때 전후 세번이나 찾아가서 몇개월씩 함께 지내곤
했다.'(유홍준 '완당과 완당바람'중)

남종화의 비조인 소치(小癡) 허련(許鍊·1809~1892)은 완당(阮堂)
김정희(金正喜·1786~1856)의 애제자였다. '완당과 완당바람-추사
김정희와 그의 친구들'을 주제로 한 광주전시회가 8일부터 31일까지
무등산 기슭 의재미술관에서 열린다. 의재미술관 이사장은 소치의
7세손인 허달재(許達哉)씨. 소치와 완당의 화연(畵緣)은 세월이 흘러도
이렇게 다시 이어지고 있다.

전국 순회전형식으로 열리는 이번 전은 부국문화재단(이사장
남상규·南相奎·부국철강회장)이 주최한다. 남이사장은 "지역의
화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완당 김정희에 관한 전시회를 열게 됨으로써
지역의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0년 설립된 이 재단은 우리미술연구소를
세워, 문화예술분야의 창작과 연구를 지원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작은 모두 100여점. 단연죽로시옥(端硏竹爐時屋) 예서(隸書)
현판, 곽유도비임서(郭有道碑臨書) 8폭 병풍과 개인이 소장한
소창다명(小窓多明) 서각 현판 등 완당의 대표작 60여점이 선보인다.
특히 유배시절 지인들에게 보낸 서간(書簡)과 아내에게 보낸 한글 편지
등이 함께 출품될 예정. 이와 함께 그와 교분이 두터웠던 허련(許鍊),
권돈인(權敦仁), 전기(田琦), 이하응(李昰應), 조희룡(趙熙龍) 등의
작품과 옹방강(翁方綱), 완원(阮元) 등 청나라 학예인들의 작품 40여점도
함께 전시된다.

완당선생은 흔히 추사체(秋史體)라 불리는 개성이 강한 특유의 서체를
완성한 최고의 서예가이자, 고증학과 금석학, 경학과 불교에도 두루
통달한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었다. 특히 제주도 유배길에 전라도 곳곳에
들러 많은 묵적(墨蹟)을 남긴 그는 대둔사의 초의(草衣) 선사와도 각별한
교분을 나눴고 허련을 제자로 받아 화법을 전수, 호남화단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전시기획자인 이태호(李泰浩·전남대) 교수는 "완당 선생에 대한 삶과
예술을 종합적으로 조망하는 이번 전시회는 근·현대 호남 전통회화의 큰
뿌리를 살펴보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전시 첫날인 8일 오후 3시 유홍준(兪弘濬·명지대) 교수, 19일 오후 3시
이태호 교수가 완당의 학문과 예술에 관해 각각 강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