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헌법의 이해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모임 편저/ 삼광출판사/ 1만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북한의 공식 국호는 북한의
정치체제와 비교해 볼 때 좀 아귀가 맞지 않는 것 같다. 그들의 정치가
민주정이라기보다는 독재정치이며, 공화정이기보다는 왕정쪽에 가깝기
때문이다. 노동당의 일당 독재와 아버지에서 아들로 수직이동한
권력승계의 전근대성이 그것을 증명한다.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이 펴낸 '남북한 헌법의 이해'는
이처럼 모순된 상황에 대한 문제제기의 방법으로 북한 헌법을 분석하고
남쪽 헌법과의 비교를 시도했다.
저자들은 북한이 국호에 '민주 공화국'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상 이들도
헌법을 갖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북쪽의 헌법은 자유주의 국가의 헌법이
반드시 명문화하고 있는 국민주권, 권력분립, 법치주의, 기본권 보장의
원칙 가운데 어느 하나도 지키지 않는 명목상의 헌법에 불과할 뿐이라고
비판한다. 북의 헌법은 최고의 법으로서 가져야 하는 권위와 효력이 없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헌법 위에 노동당 당규가 있고, 노동당 당규
위에는 수령의 교시가 있다"고 지적하고, 법에 의해 지배되지 않고 일개
정치단체의 규약과 개인의 교시에 의해 지배되는 인적지배 국가가 북한의
참모습이라고 규정한다.
북의 헌법은 헌법의 효력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 헌법의 경우 국가 기관이 위헌적 권력을 행사할 경우
국민이 헌법질서 수호를 위해 저항할 수 있는 권리(저항권)를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북의 헌법은 저항권은 고사하고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당했을 때 어떠한 구제제도가 있는지조차 규정하지 않았다.
권력남용을 막기 위한 권력분립 제도도 찾을 수 없으며, 법률의 위헌
여부를 재판하는 헌법재판기구의 설치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더욱 놀라운 것은 자유국가는 헌법을 포함한 모든 법률을
공개하고 있지만 공산국가들, 그 가운데서도 특히 북한은 이런 법들을
비밀로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을 지켜야 할 국민이 법 규정을
모른다는 것은, 법의 위반 여부를 법 집행자가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들은 남북한의 헌법을 비교하면서 장식적 기능만을 가진 북한 헌법의
실체를 낱낱이 들춰낸다. 이를 통해 북한 헌법의 형식성 뒤에 숨어 있는
의미를 파악하게 하고 더 나아가 북한 사회의 본질적 특성을 이해하도록
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