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감금 당한 채 윤락행위를 강요당하는 여성들을 방치한 것은 경찰의
직무위반으로 국가가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민사13부(재판장 김희태·金熙泰)는 4일, 2000년 9월 전북
군산시 대명동 윤락업소 화재로 숨진 윤락 여성 5명 중 3명의 유족
13명이 국가와 군산시, 업주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국가는
유족들에게 위자료 등 6700만원을 지급하라"며 유족들에게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는 윤락업소 업주들과 결탁한 경찰에게 불법감금과 윤락행위 방치에
대한 책임을 물은 첫 판결로, 앞으로 감금 매춘을 당해온 윤락여성들의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에 발생해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군산시 개복동 유흥주점 화재참사 유가족들도 국가 등을 상대로 31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내 재판이 진행중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경찰은 쇠창살이 설치된 업소에서 여성들이
불법으로 감금된 채 윤락행위를 강요받으며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막고 관련 법에 따라 업주들을
체포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들로부터 뇌물을 받는 등 불법행위를
방치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경찰은 화재예방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의무가 없고,
군산시 역시 범죄행위에 대해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만큼
화재로 인한 윤락여성들의 사망에 대한 직접적 책임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박모씨 등 윤락업소 업주들에게는 유족들에게
5억9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