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서해 도발에도 불구하고 미 행정부의 특사가 당초 계획대로 7월
중순쯤 방북하기를 희망했던 정부는 2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의 '특사
방북 재검토'발언이 나오자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도발 직후인 29일 특사 방북이 예정대로 진행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외교경로를 통해 미국에 전달했다. 또 비공개적으로는 1일까지도
미국으로부터 '북측의 긍정적 반응이 있을 경우 예정대로 특사를
파견하겠다'는 뜻을 통보받은 것처럼 말해왔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파월 국무장관을 비롯한 미국 당국자들 입에서
재검토 발언이 줄을 잇자, 그 진의 파악에 부심하고 있다. 대부분의
당국자들은 그래도 "미국의 초점은 특사 방북 여부의 결정보다는 특사
방북 제의에 대한 북한의 반응을 기다리겠다는 데 맞춰져 있다"며 그
의미를 축소 해석하려는 분위기이다.
물론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한 당국자는 "파월 장관의 발언은 초기
우발적 충돌로만 인식했던 이번 사건에 대한 접근 자체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사 방북이 상당기간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1일 "남조선의 군통수권을 틀어쥔 미국이
남조선군 전투함선들의 북방한계선 침범과 도발행위에 대해 모를 리
없으며, 미국은 그 책임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다"며 사건 발생 후
처음으로 미국의 책임을 거론하자 더욱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미국의 특사 방북 제의에 대한 북한측의 반응을
주시하면서, 미국을 상대로 현재 한반도의 상황을 설명하고 미국의 특사
방북이 예정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요청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