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북한은 경제 관련 각종 구호나 칭호를 「우리 00」라는 용어와
함께 사용함으로써 경제강국 건설을 향한 전주민의 사기 진작을 도모하고
있다.
북한은 작년 말부터 「라남의 봉화」 등 경제관련 구호나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본격적으로 다시 사용하기 시작한 「모범 일꾼」이란 칭호에
「우리」란 용어를 붙이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우리 인민반장」,
「우리 작업반장」, 「우리 지배인」 등이 그것이다.
이에 대해 김영수 서강대 교수(정치학)는 『북한이 한 두 명의 모범
일꾼을 내세워서는 경제난을 극복하기 어렵다고 판단, 모범 일꾼을
「우리」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전인민의 모범 일꾼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전의 「영웅따라배우기운동」을 통해 창출된 「영웅」칭호 수훈자는
「인민」칭호 수훈자보다 나은 대우를 받는 존재였다. 그러나 「우리
00」로 불리는 「우리」개념에는 「인민」과 함께 하는 일꾼이라는
의미를 갖는다는 게 김 교수의 지적이다. 이 점에서 「우리」라는 어휘에
숨겨진 북한의 전략은 경제난 속에서 공장ㆍ기업소 노동자들의 사기를
진작시켜 계속해서 이들을 경제강국 건설에 동원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많다.
이와 관련, 신지호 박사(삼성경제연구소)는 『북한은 98년 1월 말
평양에서 처음으로 「자력갱생 전국 모범일군대회」라는 행사를 갖고
자재난과 식량난 속에서 자력갱생을 달성한 기업소와 공장의
근로자들에게 「모범 일꾼」이란 칭호와 함께 훈장을 수여하는 등 사기
진작책을 폈었다』고 말했다. 북한이 「우리00」라는란 새로운 칭호를
만들어낸 것은 경제난은 심화되는데 「모범 일꾼」과 같은 칭호는
자극적이지도 않고 공속감(共屬感)도 갖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신 박사는
덧붙였다.
북한에서 「모범 일군」이란 용어가 처음 사용된 것은 1947년 2월
북조선로동당 함남 제2차 대표회의에서 김일성이 한 「당중앙위원회
사업에 대하여: 1947년 인민경제계획의 성과」라는 보고에서였다. 북한은
1950년대 중반까지 경제성과를 강조할 때마다 이 용어를 써오다가
1950년대 후반부터는 「모범 일꾼」보다 「천리마 일꾼」이란 용어를 더
많이 썼다. 「모범 일꾼」이란 용어는 지난 90년대 후반 다시 등장했다.
북한은 또 올해 들어서면서 각종 정치 구호에도 「우리」란 용어를
붙여서 사용함으로써 체제 결속도 도모하고 있다.
이는 북한이 올 처음으로 「우리」란 용어를 사용한 신년 공동사설의
「4대 제일주의」에서 확인된다.
당보(노동신문)ㆍ군보(조선인민군)ㆍ청년보(청년전위)가 1월1일 공동으로
발표한 신년 공동사설에서 제시한 우리 수령ㆍ우리 사상ㆍ우리
군대ㆍ우리 제도 등 4대 제일주의에「우리」란 용어가 붙여졌다. 이와
관련, 김영수 교수는 『4대 제일주의의 「우리」란 용어는 우리 것이
제일 낫다는 자존심이 담겨 있는 동시에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과
주민들의 일심단결을 목적으로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