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 피고인 맞습니까?” “예.”
'최규선 게이트'와 관련, 각종 이권청탁과 함께 주식·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대중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에 대한 첫 재판이
28일 오전11시 서울지법 형사23부(재판장 김용헌·金庸憲) 심리로 1시간
반 동안 열렸다. 함께 기소된 최규선(崔圭善), 김희완(金熙完)씨도
출석했다.
짙은 청색 양복에 뿔테 안경을 쓴 깔끔한 차림의 홍걸씨는 판사의 인정
신문에서 두 손을 앞으로 모으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주민등록번호, 주소,
본적을 천천히 말했다.
이후 검찰 신문이 시작됐다.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에서 타이거풀스(TPI)가 유리하도록 압력을
행사했습니까?", "전혀 개입한 적이 없습니다." "대원 박도문
회장으로부터 이권청탁과 함께 최규선씨를 통해 돈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 "잘 기억 나지 않습니다."
홍걸씨는 검찰 신문에 "시기, 액수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최규선, 김희완씨도 돈과 주식 받은 것을 일부는 인정했지만 대가성은
없었다고 말했다. 홍걸씨는 대답을 길게 하지 않았으며 재판부로부터
"목소리가 너무 작아 잘 안 들린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최씨는 내용을 아주 상세히 기억하면서 혐의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홍걸씨는 검찰이 "박 회장이 검찰조사에서 '조폐공사와 합작법인
설립이 성공하면 주식20%와 10억원, 아파트 부지 용도변경 건이 성공할
경우 10억원을 주기로 했다'고 진술했다"고 하자, "박 회장한테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 없다"고 대답했다. 이에 검찰은 '박 회장 주식
10%'라고 적힌 홍걸씨 자필메모를 제시하며 "박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받기로 한 것 아니냐"고 추궁하자, 홍걸씨는 "당시 최규선씨와
통화하면서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 이것저것 적어놓았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홍걸씨는 최씨를 통해 받은 15억원 가운데 9억원 가량을 동서 황씨 등의
명의로 된 차명계좌에 분산 예치한 사실은 시인하며, "그동안 서울에
없었기 때문에 직접 은행에 갈 수 없어 별 생각없이 차명계좌를
운영했다"고 밝혔다. 2차 공판은 다음달 19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