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공교육 살리기 일환으로 내놓은 체벌허용 지침은
오히려 일선 교육 현장의 혼란을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교육부는
「학교생활규정 예시안」에 체벌을 공식 허용하는 구체적인 내용을
담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저런 단서를 두어 사실상 체벌을
어렵게 만들었다.

「체벌을 할 때 지름 1cm 내외, 길이는 50㎝(초등), 60㎝(중·고) 내외의
나무막대기」로 체벌도구를 지정한 것까지는 그렇다고 하자. 그러나
남학생은 엉덩이, 여학생은 허벅지로 체벌 부위를 제한한 것은 그
적절성도 의문이지만, 우선 너무 우스꽝스럽다 못해 망측하다.
교육행정을 담당한 공무원들이 이처럼 웃기는 「면피용 지침」이나
만드는 데 매달리고 있으니 참으로 딱하다.

교육부는 헌법재판소의 『교육적 목적의 체벌은 정당하다』는 최근
판결을 수용하면서 「체벌허용」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예방을
위한 의도로 복잡하면서도 모호한 지침을 만든 듯하다. 그러나 이미
일선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이 「현장사정을 모르는 행정관료들의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비판하는 데서 엿볼 수 있듯이, 체벌을 이처럼
허용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구체적인 것은 학교자율에 맡기는 편이 차라리
나을 뻔했다. 일선학교에는 교장, 교감, 교무위원회, 학부모와
지역인사가 참여하는 학교운영위원회가 구성돼 있지 않은가?

엉덩이와 허벅지는 성적(性的) 수치심을 유발시키기 쉬운 부위다. 그래서
자녀가 웬만큼 성장하면 부모도 함부로 손을 대지 않는다. 종래 부모나
교사가 매를 들 때 주로 손바닥이나 종아리를 대상으로 한 것은 그만한
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어느 틈에 「교육 코미디부」라도
되었는지, 그리고 사회일각에서 왜 「교육부 무용론(無用論)」이
나오는지 심각하게 자성해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