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년의 한을 푼다.'

히딩크호가 48년간 쌓여 왔던 대패의 한을 풀 수 있게 됐다. 3~4위전의 상대가 지난 54년 스위스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맞붙어 0대7로 크게 졌던 터키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3년간 지속된 전쟁의 참화를 딛고 스위스 월드컵 출전권을 따낸 한국은 첫 경기에서 당시 세계 최강의 전력을 자랑했던 헝가리에 0대9로 져 세계와의 수준차를 실감해야 했다. 그러나 당시 한국선수들은 지금까지도 변함이 없는 특유의 뜨거운 투혼을 바탕으로 2차전을 준비했다.

바로 이 두번째 상대가 터키. 한국전쟁 당시 전투병을 출전시킨 16개국 중 하나로 혈맹의 관계를 맺고 있던 터키였지만 스포츠에서는 오로지 어깨를 나란히 한 경쟁자였을 뿐.

그러나 한국의 투지 역시 현격한 실력차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스위스 제노바에서 벌어진 경기서 한국은 전반에만 4골을 연거푸 내주며 다시 대패의 조짐을 보이더니, 결국 0대7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패배 이후 한국은 월드컵 무대에서 터키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한국은 86년부터 본선에 꾸준히 모습을 드러냈지만 터키가 높은 유럽예선의 벽을 넘지못하고 번번이 예선탈락했기 때문. 90년대 후반부터 최고의 명문클럽 갈라타사라이를 앞세워 축구 중흥기를 맞은 터키는 지난 유로2000에서 8강에 오르더니 마침내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과 함께 돌풍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태극전사들은 이에 선배들의 한을 이번에는 꼭 풀겠다는 각오. 특히 지난 3월 독일 보쿰에서의 평가전에서 0대0 무승부를 기록한 바 있어 역대전적 1무2패의 성적에 반드시 1승을 보태고 월드컵 3위를 확정지을 작정이다.

< 경주=특별취재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