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의 4강전을 하루 앞둔 24일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의 해외동포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대한민국 넘버원!”을 외치고 있다.<a href=mailto:ykjung@chosun.com>/정양균기자 <


'조국에 대한 마지막 봉사'를 다짐한 60대의 이민 1세, 3주 휴가를
고국에서 보낸 뉴욕시청 공무원, 이국 땅 베네수엘라에서 자라난 20대의
교포 2세들….

월드컵을 맞아 먼 타국에서 달려온 해외동포 자원봉사자들은 요즘 가슴
뿌듯한 감동에 휩싸여 있다.

28개국 300여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왕복 비행기삯은 물론 숙식까지
스스로 해결하며 한 달여간 일선 현장을 누볐다. 경기장·호텔의 외국VIP
맞이에서부터 출국장의 수화물 운반, 기자실 청소와 비품 관리, 주차장
관리 등의 허드렛일까지 가리는 일이 없었다.

우드 수진(67·하와이) 할머니 등 이국생활이 20~30년에 이르는 이민
1세대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30년 전 고국을 떠난 수진 할머니는 지난
17일까지 제주도 신라호텔에서 VIP수행·영접을 맡았다. 간호사 출신이라
경기 때만 일하는 도핑테스트실에 배치됐지만 "고국에 봉사하러 왔는데
고작 사흘 일하라는 거냐"고 항의해 매일 10시간 이상 언어기동반에서
활약했다.

미국 뉴욕시청에 근무하는 홍명훈(51)씨는 3주 휴가를 내고 와 서울
코엑스 국제미디어센터(IMC)에서 기자실 청소와 비품 관리를 맡았다.
이민길에 오른 74년 이후 고국행이 처음이라는 홍씨는 "가슴 속
응어리처럼 남아있던 당시 암울했던 조국의 모습은 이제 완전히 사라지고
없었다"고 말했다.

동포 젊은이들도 고무된 표정이었다. 베네수엘라 동포 2세
송히메나(여·26)·프랑코(24) 남매는 각각 상암경기장 의료팀과
미디어팀에서 일하고 있다. 히메나씨는 "붉은 셔츠를 입고 광화문에서
응원을 하면서 내 뿌리는 '자랑스런 한국'이라는 것을 몸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옷가게 일을 접어두고 미국 보스턴에서 달려온
박경자(48)·박우근(22·대학생)씨 모자, 전주의 한 여관에서 지내며
경기장 안내를 맡았던 조성죽(65·미국 워싱턴DC)씨 등도 주변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월드컵조직위 관계자는 "보수라야 하루 5000원의
교통비와 6000원의 식대가 전부"라며 "그럼에도 국내 봉사자보다 더
열심히 일하는 그들의 모습에 숙연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