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이후 진통 끝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와 지도부 전원을 재신임키로 했으나, 내부 갈등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되고 있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에서 쌓여온
불만들이 하나둘씩 터지다, 이제는 마치 '만인의 만인에 대한 불만'이
불거져 나오는 듯한 상황이다.
◆ 노무현 후보를 둘러싼 상호 불만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이인제(李仁濟) 고문을 지원했던 충청권 의원,
동교동 구파, 일부 중도파 의원 등은 노 후보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며
후보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노 후보의 품위, 자질 등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부산·경남지역 득표력에 대해서도
'허상'이라고 단정하고 있다. 이들 의원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당내 최대 모임인 중도개혁포럼은 "지방선거에서 참패했으면
후보가 일단 정치적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며 노 후보의
처신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반면 노 후보측은 "노 후보 외에 대안이 없는데도 당을 흔들고 있다"며
비주류를 향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들은 비주류가 민주당의
장래보다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인식을
지니고 있는데, 노 후보는 비주류에 대해 "대꾸하지 않겠다"고
외면하고 있다.
노 후보를 지원하는 쇄신파와 쇄신파에 대해 반감을 가진 사람들 사이의
상호 불만도 심각하다. 20일 중도개혁포럼 모임에선 "정치현실을 모르는
소장파들이 당을 좌지우지한다"는 쇄신파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왔고,
쇄신파에선 중도포럼을 폄하하는 발언들이 쏟아진다.
◆ 당 지도부 운영을 둘러싼 상호불만
최고위원회의에 대해선 최고위원들을 제외하곤 당 전체가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는' 집단지도체제라는
것이다. 김원길(金元吉) 사무총장, 박병윤(朴炳潤) 정책위의장 등 핵심
당직자들은 21일 각각 사퇴, 당무거부 불사 등의 방법으로
최고위원회의에 불만을 표시했다.
최고위원회의 내부에서도 서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한화갑(韓和甲)
대표측은 비주류 최고위원들을 향해 "사사건건 제동을 건다"고
불만이고, 비주류 최고위원들은 "주류가 독식하려 한다"고 불만이다.
이런 가운데, 쇄신파 중 일부 의원들은 "한 대표가 책임지고 사퇴해야
'DJ당' 이미지를 벗고 노무현당 출범이 가능하다"고 한 대표를
겨냥하고 있고, 한 대표측은 "권한없는 대표를 희생양으로 몰고
있다"고 억울해하고 있다.
당 내부에선 노 후보 비서진을 향해서도 "당의 공식 라인과 엇돌면서
잡음과 혼선을 일으키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많다. 반면
노 후보 비서진은 "당이 후보에게 힘을 몰아주기는커녕 뒷짐만 지고
있다"는 반응이다.
◆ ‘게이트’ 관련 상호 불만
이미 오래 누적된 상호 불만이다. 쇄신파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가족과 동교동 구파를 향해 작년부터 공·사석에서 불만을 토로해 왔다.
민주당의 위기는 DJ와 동교동계에서부터 시작됐다는 시각이다. 반면
김홍일 의원과 동교동 구파 의원들은 "쇄신파 의원들이야말로 당 단합을
해치고 오늘의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