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참패 이후의 문제와 관련해 민주당은 당무회의 결의 형식으로 지도부와 대통령 후보 모두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것으로 사태를 봉합했다. 8·8 재·보선 승리가 당면과제라는 명분 아래 공천권 일임 등 오히려 현 지도부의 힘을 강화시켰다. 이와 함께 대선 후보로서 노무현씨는 앞으로 일련의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 부패청산 대책과 「준비된 대통령」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의 내홍(內訌)은 수그러들 기미가 아니다. 이제는 당내의 최대파벌인 「중도개혁 포럼」까지 나서서 『선거사상 있을 수 없는 참패를 하고서도 책임지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게 대체 말이 되느냐』고 나서고 있는 형편이다. 이러한 민주당 사태는 한마디로 원칙과 기본을 벗어난 데서 비롯하는 것이다.
바로 「책임져야 할 당사자가 다른 당사자를 재신임한 것」이 주류측 주도하의 지난번 당무회의 결과인 것이다. 게다가 전날의 최고회의·고문 연석회의가 확인한 「8·8 이후 후보 재경선」도 슬그머니 없던 것으로 만들어 버렸다. 당초의 「후보직 반납」 공약을 이렇게 소멸시키면서 지도부 재신임까지 얻어낸 셈이다. 이 모든 수습과정에서 부각된 것은 지도부의 기득권 유지노력뿐이다. 이런 방식으로는 당의 단합을 말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8·8 재·보선 후보에 대해 이번에는 상향식이 아니라 사실상 하향식으로 공천키로 한 대목도 민주당이 원칙과 기본 대신 편의주의로 가고 있음을 말해준다. 어쨌든 지금 민주당이 당면한 최대의 과제는 국민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수습의 수순을 찾아 당을 정상화시켜 정치의 한 축(軸)으로서의 소임(所任)에 하루빨리 복귀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