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이 이탈리아를 상대로 역전승하는 데 톡톡히 한몫 한 차두리(오른쪽)가 이천수와 함께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22일 스페인전에서도 '조커'로 사용해주세요. 기회가 주어지면
아버지가 못 이뤄낸 꿈(월드컵 득점)을 제가 이루고 싶어요."

겁없는 22세 차두리가 히딩크 파워축구의 ‘비밀병기’로 떠올랐다.

한국이 이탈리아에 극적인 골든골 역전승을 거둔 '숨은 힘'은
차두리로부터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0-1로 뒤져 후반 38분
공격력 강화차원에서 베테랑 홍명보 대신 투입된 그는 말 그대로 펄펄
날았다.

평소 '그와 부딪치면 최소한 부상'이라고 해서 '인간폭탄'이란
별명이 붙은 그에게 몸싸움을 걸어왔던 이탈리아 선수들은 하나 둘씩
튕겨 나갔다. '뜻하지 않은 복병'이 총알같은 스피드로 측면을
돌파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힘겨워하는 기색도 역력했다. 후반 종료
직전 멋진 오버헤드킥까지 날리자 이탈리아 선수들은 그에 대해 신경을
잔뜩 쏟았다.

힘과 스피드에 관한 한 대표팀 '넘버 원'으로 공인받았지만,
골결정력이 부족해 '해결사' 노릇을 해줄 것인지 의문감을 표시했던
팬들은 차두리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뛰어다니며 굳게 닫힌 이탈리아의
'빗장'을 허물자 한순간에 환호성을 올리며 반겼다. 동점골과 역전골
모두, 거세게 한국 선수들을 밀어붙이던 이탈리아가 상대적으로 힘이
떨어진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그의 활약은 더욱 눈에 띄었다.

'조커 차두리'는 22일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도 경기가 풀리지 않을
경우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후반 막판 체력 저하란
약점을 보이는 스페인의 측면을 뚫기엔 차두리가 제격이기 때문. 지난해
대표팀에 뽑혔을 때만해도 "힘밖엔 내세울 것이 없다", "아버지
후광을 입었다"는 혹평을 받던 그였지만, 1m83, 75㎏의 체격과 100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스피드는 히딩크의 파워축구를 소화할 하드웨어로선
안성맞춤. 이탈리아전에서 신명나게 그라운드를 누벼 본 그가
스페인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