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어 시간 만에 '지옥과 천당'을 왔다갔다한 기분은 어떨까.
그 답은 안정환(26ㆍ페루자)과 이을용(27ㆍ부천)이 확실히 알고 있을 게다. 이번 월드컵에서 대표팀에 주어진 두번의 PK를 나란히 날려버린 '역적'들. 그러나 곧바로 결승골과 어시스트를 각각 만들어낸 '일등공신'들이다.
안정환은 18일 이탈리아전을 떠올리면 아직도 얼굴이 붉그락푸르락 해진다. 경기 시작 4분만에 찾아온 PK. 그러나 방향을 잘못 잡는 바람에 이탈리아 골키퍼 부폰에게 걸리고 말았다. 게다가 그 부담으로 한동안 부진한 플레이까지 보였다. '만약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면….' PK 실축 후 113분만에 극적인 골든골을 터뜨린 안정환은 아직도 몸서리가 쳐진다.
이탈리아전이 끝난 뒤 안정환에게 의미있는 웃음을 씨익 웃어보인 건 다름아닌 이을용. 이 방면에 대해서는 안정환의 '선배'이기 때문이다. 이을용은 지난 10일 미국전에서 PK를 날려버렸다. 그리고 몇분 뒤 안정환이 터뜨린 동점 헤딩골을 어시스트했다. 결국 안정환은 자신과 이을용 '두 목숨'을 살려낸 셈이다.
그리고 주목할 것 한가지. 두 선수는 모두 PK를 실축한 바로 그 경기에서 실수를 만회했다는 것이다. '대표팀 선수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정신력을 갖췄다'는 히딩크 감독의 말이 그대로 입증된 셈이다.
< 대전=특별취재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