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 함대’를 깨고 4강이란 신천지를 밟는다.
18일 이탈리아를 제압하고 8강에 오른 한국에 스페인은 더 이상 '무적
함대'가 아니다. 골게터 라울이 16강전에서 오른쪽 허벅지를 다쳐 정상
컨디션이 아닌 데다, 노장 수비수 이에로(34)와 나달(36)이 체력에서
문제를 보이고 있다. 또 8강전(22일)의 경기가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오후 3시30분에 시작돼 체력이 강한 한국에 유리하다. 스페인은
16강전까지 4경기를 밤에만 치렀다. 한국은 역대 월드컵에서 스페인을
맞아 1무1패를 기록 중이다. 90년 월드컵에선 1대3으로 패했지만, 94년
월드컵에선 2대2로 비겼다.
◆ 느린 수비의 틈을 노려라
스페인 수비의 최대 약점은 중앙 수비수인 이에로와 나달이 노쇠했다는
점이다. 카마초 감독은 16강전에서 젊고 빠른 아일랜드의 공격진을 막기
위해 나달을 빼고 엘게라(26)를 기용했다. 그러나 스페인 수비는 로비
킨(22)과 더프(23)를 앞세운 아일랜드의 순간 돌파에 번번이 뚫리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포백' 수비라인의 윙백인 푸욜과 후안프란은
자주 공격에 가담하지만 수비 복귀가 늦어 역습의 빌미를 제공하곤 했다.
따라서 한국은 짧고 빠른 2대1 패스로 느린 스페인 수비를 정면
돌파하거나, 공격에서 미처 돌아오지 못한 수비의 틈새를 파고 들면
찬스를 만들 수 있다. 스페인은 16강전까지 10골을 뽑았지만 5골을
내주며 허점을 드러냈다. 이번 월드컵을 마지막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수비의 축' 이에로는 16강전에서 종료 직전 페널티킥을 내주는
등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 패스 공급원을 막아라
스페인이 기록한 10골 가운데 6골을 합작한 라울(24)과 모리엔테스(25)의
화력은 위협적이다. 스페인리그 현역 최다골 기록 보유자인 라울은
빼어난 개인기, 모리엔테스는 정확한 위치 선정을 앞세워 이번 대회서
나란히 3골씩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이들도 패스 공급원인 미드필더 데
페드로와 루이스 엔리케가 막히면 힘을 못쓴다. 특히 '왼발의 명수' 데
페드로는 날카로운 왼쪽 크로스로 득점의 물꼬를 튼다. 그는
파라과이전에서 모리엔테스의 동점골과 역전골을 비롯, 왼쪽에서만 3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세 번째 월드컵 출전인 루이스 엔리케도
슬로베니아전에서 라울의 첫 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공격력이 뛰어나다.
따라서 한국은 오른쪽 미드필더 송종국이 데 페드로를, 왼쪽 미드필더
이영표가 루이스 엔리케를 철저히 막는 게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