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리스트 히딩크'

쉰 살을 훌쩍 넘긴 나이와 한평생을 축구에만 매달렸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히딩크 감독이 노트북으로 선수들의 데이터를 관리하거나 자유롭게 인터넷과 E-메일을 사용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히딩크 감독은 또래의 감독들보다 '디지털 마인드'에서 한발 앞선 미래 지향적인 인물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대표팀이 폴란드나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던 원동력 가운데 하나가 바로 '디지털 기술'이었다. 히딩크 감독이 폴란드나 포르투갈의 전력을 완벽하게 꿰뚫을 수 있었던 것은 그 때마다 E-메일을 통해 유럽 각지에 흩어져 있는 정보원들로부터 상대 팀 정보를 전해받았기 때문이다.

비디오 분석도 큰 몫을 해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물론 비디오 편집은 고트비 분석관이 전담하지만, 히딩크 감독도 복잡한 비디오 기기를 만질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다. 늦은 밤까지 숙소에서 불을 밝혀가며 상대방의 경기 장면이 담긴 비디오 자료들을 분석하는 모습은 히딩크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되어버렸다.

노트북의 활용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히딩크 감독은 대표팀 23명의 데이터가 수록된 노트북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을 하나하나 분석,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히딩크 감독의 컴퓨터에는 선수별로 체력, 정신, 전술, 기술 등 4개 부문의 능력치가 날짜별로 상세하게 저장돼 있다.

개인 취미 생활에도 디지털이 차지하는 부분은 크다. 히딩크 감독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비디오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TV에 연결된 게임 패드를 붙들고 프랑스나 잉글랜드팀과 축구 게임을 하는 히딩크 감독의 모습을 연상하면 슬그머니 웃음이 나온다. 확실한 것은 히딩크 감독은 정보가 생명인 현대축구에 딱 맞아 떨어지는 인물이라는 사실.

승리를 위해 '디지털 기술'을 총동원하는 히딩크 감독은 분명히 앞서가는 인물이다.

< 대전=스포츠조선 특별취재반 >